박정희에 대한 김동렬 칼럼
박근혜는 나폴레옹 3세의 비참한 말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죽은 나폴레옹을 관에서 꺼내 부관참시한 자가 나폴레옹 3세다. 박정희에게 공과가 있다면 나폴레옹 역시 공과가 있다.
그러나 역사는 나폴레옹의 과만 기록하고 공은 기록하지 않는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나폴레옹이 경멸받는다. 왜 프랑스인들은 나폴레옹을 싫어할까?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기 때문이다.
왜 프랑스 학교에서는 그렇게 가르칠까? 나폴레옹 3세의 광란극을 보고 프랑스의 지식인들이 큰 교훈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독재자의 관뚜껑에는 커다란 대못을 박아두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박정희 역시 가만 놔두었으면 공과 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들의 부관참시에 의해 결국 과만 기록된다. 그렇게 만든 사람이 박근혜다. 누가 잠든 나폴레옹의 망령을 꺼냈는가?
누가 잠든 유신의 망령을 꺼냈는가? 조상의 유산을 팔아먹으려는 자손들이 제 손으로 꺼냈다.
역사는 결코 공정하게 기록하지 않는다. 역사는 유비의 손을 들어주고 조조의 업적은 지워버린다. 왜? 조조가 지식인집단을 모욕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대 황제들은 통치의 편의를 위해, 사대부 계급의 협력을 필요로 했고, 그 사대부 계급은 자기네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황제를 꼬드겨 조조를 씹도록 했다.
송나라 때만 해도 역사에 기록된 조조의 평가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명나라에 이어 청나라대로 넘어갈수록 조조의 지위는 격하되었다. 과거제도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 결과로 별다른 업적이 없는 유비만 돋보이게 되었다.
무엇인가? 기승전결로 보아야 한다. 나폴레옹 시대로 한정시켜 보면 공과가 있겠지만 역사에는 기승전결이 있다. 나폴레옹이 나폴레옹 3세를 낳고, 사르코지를 낳고, 극우 국민전선의 르펜을 낳고, 나치를 낳고 계속 낳기 때문에 세월이 흐를수록 나폴레옹의 죄가 무거워지는 것이다.
중국에서 반란이 한번 일어날때마다 조조의 죄는 무거워진다. 실제로는 조조의 아들 조비가 황위를 찬탈했는데도 엉뚱하게 조조가 뒤집어 썼다. 아들 잘못 둔 죄로 말이다. 그렇다. 자식의 죄는 아비가 뒤집어 쓰는게 맞다. 그것이 역사의 기승전결 법칙이다.
어떻게 보면 조조는 꽤 억울한 사람이다. 위진남북조시대의 혼란까지 모두 조조가 덤태기를 썼다. 한나라 때는 평화가 계속되었다. 조조의 등장 이후 3국정립을 거쳐 5호16국시대이니, 위진남북조시대니, 5대10국시대이니 하며 혼란이 거듭되었는데 그게 다 조조의 찬탈한 책임으로 된 것이다.
혼란이 거듭되며 무수한 찬탈극이 벌어졌는데 최초의 찬탈자가 조조의 아들 조비였던 것이다. 마찬가지다. 찬탈 1호 박정희가 전두환을 낳고, 노태우를 낳고, 이명박을 낳고, 박근혜를 낳고 계속 낳기 때문에 그 죄가 갈수록 무거워진다.
이 모든 책임은 박정희 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그것이 역사의 기승전결 법칙이다. 다 자식 잘못 둔 책임이다.
살인은 전두환이 했지만 책임은 박정희가 진다. 왜? 역사학자들이 기승전결의 법칙에 따라 최초 찬탈자에게 몽땅 책임지우는 방식으로 역사를 기술하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세습하면 김일성의 죄까지 박정희가 덮어쓸 판이다.
이미 시작되었다. 박정희의 과거 비리가 속속 까발려지고 있다. 북파공작원 7000여명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북한에서 무엇을 했을까? 북파공작원과 이승복 소년의 죽음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김신조 일당이 내려오기 전에 북한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프리카에서 북한 군사고문단과 한국 특수부대 요원의 대결은 어떤 성적표를 받았는가? 낱낱이 다 까발겨진다. 박정희의 죄는 갈수록 무거워진다.
만약 박근혜가 당선된다면 박정희는 히틀러급 대악당으로 거듭나게 된다. 역사가들이 그렇게 기술을 하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3세의 광란극에 화들짝 놀란 프랑스 지식인들이 했던 일을 한국의 지식인이 하게 된다.
역사에는 기승전결이 있다. 법칙대로 가는 거다. 한번 잘못된 길을 열어놓으면 계속 잘못되고 만다. 독사는 독사를 낳고 전갈은 전갈을 낳는다. 그 모든 독사와 전갈들은 결국 박정희의 공과를 파먹고 사는 기생충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파먹은 기생충은 전두환 기생충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있다. 딸이다.
구조론 연구소 / 김동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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