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7. 12:34

관측에 최적이었던 어젯밤 하늘의 별자리

어제 낮에 구름을 찍으면서 짐작했던대로 과연 밤하늘도 그렇게 맑을 수가 없었습니다. 연중 1~2번 정도 이런 날이 있는데,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데다 대기는 깨끗하고 별들도 총총히 빛나는 그런 밤이었죠. 뿐만 아니라 바다쪽에서 불어오는 밤바람까지 시원함이 느껴져서 어제는 저녁부터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는 동안 솔솔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기분도 좋아져 여름밤의 낭만을 제대로 만끽하는 동안 예전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2007년 8월 15일의 밤하늘은 여태껏 보았던 중에서 최고로 맑았던 날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얼마나 맑았던지 별자리를 설명한 책들의 내용이 바로 이해가 되는 그런 순간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왜 카시오페이아가 허영심 많은 여왕인지, 또 쇠사슬에 묶인 안드로메다의 발 밑으로 굽이치는 이디오피아 해안의 파도가 부서져 생기는 하얀 거품도 볼 수 있었죠. 물론 쌍안경으로 봐야하는 것들입니다. 이 쌍안경으로 별자리를 보다보면 감탄이 절로 나올 때가 자주 있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별들이 시야로 쏟아져 들어오거든요.

어제 밤하늘에서 제일 밝게 빛났던 별은 바로 '금성(Venus)'이었습니다. 마침 어제는 금성이 토성과 화성하고 거의 정삼각형꼴로 회합을 가지고 있더군요. 아래 사진에서 제일 아래쪽에 있는 별이 금성이고 그 위로 삼각형을 이루며 있는 두 개의 별 중 오른쪽이 토성(Saturn)이고, 왼쪽이 화성(Mars)입니다. 사진에는 그 외에도 윗쪽에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Arcturus)와 왼쪽 하단에 스피카(Spica)도 나와 있습니다.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아랫쪽의 금성, 수성, 화성을 확대해볼까요. 서산 너머로 지기 얼마 전입니다. 이걸 보려면 초저녁 서쪽을 봐야합니다. 한 저녁 8시 정도...

이건 목동자리입니다. 사진 가운데가 일등별 '아크투루스(Arcturus)'.

평소 찍기 쉽지 않았던 전갈자리의 모든 별들이 다 나타나 있습니다. 이쯤되면 사진 대박~ 사진 아랫쪽에 꼬리를 세우며 웅크리고 있는 길쭉~한 전갈 한마리를 떠올려 보세요.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고 싶었지만 천정에 제일 높이 떠 있는 백조자리와 거문고자리, 독수리자리를 마지막으로 찍고 내려왔습니다. 사진을 보니 수많은 별들이 찍혔네요. 디카에 이렇게 많은 별들이 찍히는 것도 드문 경우입니다. 그만큼 하늘이 맑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