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3. 19:02

사람보다 갈매기가 더 많았던 해운대 백사장의 겨울바다

오늘 잠깐 날씨가 풀린 틈을 타서 휴일이고 하니까 겨울바다를 보기 위해 해운대를 찾았습니다. 아침엔 흐리더니 점심때부터 해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생각했던 대로 바닷가엔 바람이 많이 부네요.

 

오늘 따라 왠지 '레몬 티' 가 생각나 '우리 안의 천사' 다방에 발걸음을 해서 먼저 따뜻하게 한 잔 마셔 몸을 데우고 바닷가로 갑니다. 맨 위에 작은 레몬 한 조각이 동동~

 

옷을 단단히 입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 해운대에는 백사장을 장악한 갈매기들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 갈매기철(?)이거든요.

 

이들을 유인하는 최강의 미끼는 '과자'입니다. 보통, 사람들을 경계하지만 적응이 되었는지 사람들 바로 옆에서 날고 있는데 그 이유는 과자를 먹기 위해서겠죠. ^^

 

우아~하게 날갯짓을 하고 있는 갈매기들. 백사장엔 사람들과 갈매기들이 한데 뒤엉켜 진풍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앗,  과자 떨어진다. 과연 누가 저걸 낚아챌 것인가. 저 녀석들 과자 낚아채는 데는 고수의 경지에 다다랐습니다. 먹고 살려고 ㅋㅎㅎ

 

룰루~, 오늘은 기타 치는 날... 클래식 기타를 하나 골라 튜닝을 해 줍니다.

 

자리를 잡고서 튜닝을 끝내고, 연습할 곡을 선택하기 위해 책장을 이리 저리 넘겨봅니다.

 

또, 오늘은 왠지 '옛 시인의 노래'가 연주하고 싶어집니다. 주법은 Slow Go Go로... 그리고,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도 요즘 연습하고 있는 곡입니다. 글씨가 발가락체군요. ㅋ~

 

기타를 신나게 치고 나오니 해는 서쪽으로 넘어가는 중이고, 바다가 오후의 햇살을 받고 있습니다.

 

하늘엔 연 하나가 날고 있군요. 백사장 구내 매점에서 꼬리연을 팔고 있는데 오늘 같이 바람 부는 날은 연날리기에 아주 적합하죠. 갑자기 예전 생각이 나면서 연을 날리고 싶어집니다. 올 설에는 연이나 한 번 날려볼까...

 

잠시 백사장 끝에 서서 밀려오는 파도를 그저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에 차분해지면서 편안해지는데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요.

 

쟤네들은 안 추운지 바닷물 위에 둥둥 떠 있는데 혹시 물 밑에서는 두 발을 마구 휘젓고 있는 건 아닐런지.. 배에 기름이 많이 껴서 안 추운건가.

 

휴일날 백사장엔 사람들도 많았지만, 갈매기들은 그보다 더 많았습니다. 이거 사람이 갈매기 구경하는 건지, 갈매기들이 사람 구경하는 건지 헷갈려요. ㅋ

 

그러고 보니까 오늘은 아직 커피를 한 잔도 안 마셨군요. 기타를 수강하는 세이브존 문화센터 1층에 새로 생긴 간이 카페 '멀리보기 II'. 요 근래 못보았던 것 같아서 물어보니 어제 개업했다고 하네요.

 

커피 외에도 녹차라떼, 홍차라떼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허브티도 구비해 놓고 있어 메뉴가 다양했습니다. 새로 오픈해서 매우 깔끔하네요.

 
 
진한 색깔의 커피 원두. 바리스타 과정을 배우고 있다 보니까 원두도 예사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ㅎㅎ

 
 
우유거품이 살아있는 '카푸치노(Cappuccino)'를 한 잔 하면서 만끽하는 휴일 오후의 여유로움입니다. 내일부턴 또 한차례 강한 한파추위가 오겠는데 올 겨울은 그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윗쪽 지방은 눈도 많이 오겠네요. 여기는 오늘 밤 비가 올 것 같은데 아무쪼록 새로 시작하는 한 주 준비를 잘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