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30. 05:02

그것이 알고 싶다, BBK사건 재조명. "의미 있는, 자료 구했다"

오늘 '140억은 누구의 돈인가? BBK 투자금 진실게임' 편을 방송합니다.

제작진은 최근 익명의 제보자가 'BBK 사건'에 대해 자세한 내막이 적혀 있는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BBK 사건은 재미사업가였던 김경준이 한국에 BBK라는 투자자문 회사를 설립해 384억에 달하는 돈을 횡령했던 사건이다.

익명의 편지 내용에는 "피해자들의 아우성이 들리지 않으니 검찰은 권력의 의중대로 사건을 마무리하고 진실을 덮어버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봅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소액주주 피해자 박동섭(가명) 씨는 "자살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이 나지요. 그러니까 이건 살인보다도 더 무서운 거예요"라고 소액주주 피해자 손정환(가명) 씨는 "충격 정도가 아니라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죠. 내 전 재산을 다 투자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사람 취급을 안 하더라고. 형제들도"라고 말했다.

이명박과 김경준 두 사람의 진흙탕 싸움 끝에 이명박이 승리한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패배한 사람은 김경준이 아니라 옵셔널벤처스 소액투자자들이다.

옵셔널벤처스는 BBK의 후신으로, 이명박 전 현대건설 사장이 회장으로 있다는 소문이 돌아 많은 투자자들이 주목했던 투자처였다. 그리고 김경준의 대대적인 주가조작과 384억 원 횡령이 벌어진 무대이기도 하다.

이명박과 김경준의 정치적 공방만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을 때 노후자금과 퇴직금, 대학교 등록금을 잃은 소액주주들의 아우성은 어둠 속에 묻히고 있었던 것이다. 피해자 수가 5,252명에 달하고 그중엔 이혼, 대학교 중퇴, 파산, 심지어는 자살에 이른 사람까지 있다는 'BBK 사건'의 진정한 내막. 사라진 그들의 돈은 과연 어디로 흘러간 것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옵셔널벤처스 대표 장용훈는 "DAS한테는 한 번도 소송에서 져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돈을 무슨 이유에선지 김경준이 다스한테 보내버려요. 우리 돈인데? 그게 이해가 안 간다고…"라며 주장했다.

옵셔널벤처스는 상장폐지 후 새로운 경영진을 꾸려 옵셔널캐피탈로 개명했고, 소액주주들로부터 지분을 양도받아 미국으로 도주한 김경준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 2011년 2월 LA연방법원은 김경준에게 371억 원을 배상하라고 최종 판결했다.

7년을 끌어온 재판의 종지부에 기뻐할 새도 없이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다. 옵셔널캐피탈 측이 받아야 할 김경준의 스위스계좌 140억 원이 엉뚱하게도 DAS라는 기업으로 넘어갔기 때문.

BBK에 투자한 자금 140억을 회수하기 위해 김경준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던 DAS가 공교롭게도 옵셔널캐피탈의 승소판결 직전 김경준으로부터 140억을 먼저 받아 간 것.

DAS 측은 "소송 과정에서 정당한 합의 조정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설명하지만, 김경준은 "이 과정에서 이명박 측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DAS는 이명박의 차명재산이 아니냐 하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회사. BBK에 이례적으로 190억 원이라는 가장 큰 금액을 투자해 한층 더 의심을 산 바 있다.

그런데 최근 민간기업 DAS가 140억 원을 회수하는 과정에 국가 공권력이 작동했다는 폭로가 터져 나왔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DAS의 소송을 관리하는 행정관이 있었고, LA 총영사관도 그 과정에 개입되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명박의 재임 기간에 이루어진 DAS로의 140억 원 송금 과정,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http://v.entertain.media.daum.net/v/2017092916285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