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16. 22:06

미중전쟁 - 김진명 신작 소설

미중전쟁 1 - 8점
김진명 지음/쌤앤파커스

세계은행(IBRD)의 자금이 고이율을 좇아 초단기 투기 자본으로 변질되어 돌아다니고, 이런 돈세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비엔나의 한창 잘 나가는 중견 펀드매니저가 자살하는 사건과 함께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하는데. .

투자에 실패도,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지도 않은 수익률 높은 펀드매니저가 자살한 동기는 무엇일까. 자살하기 전 걸려온 한 통의 국제전화. 그 전화가 걸려온 곳은 바로 조세 회피처로 유명한 `케이맨 제도`. 만약 그가 만진 돈이 `위험한 자금`이고, 그것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서는 안되는 것이었다면?

그래도 자살까지 하게 되었다면 그 돈과 실소유주는 과연 어떤 세력이며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30억 유로(!)와 제3의 인베스트먼트, 그것들과 `셰일가스` 투자와의 연계 고리. 그리고, 모습을 드러내기 꺼려하는 그들의 실체와 숨기고 있는 의도를 밝히려는 과정이 펼쳐집니다. 과연 트럼프는 미국의 이명박인가. 정말 돈을 위해 러시아의 의도대로 나서서 일하고 있는 것인가.

백악관 워룸에서 참모들과 군사 회의를 하는 장면에 날 것으로 나온 그들의 적나라한 대화와 트럼프의 내심, 그리고 이미 최정점에 올라 모든 권력을 거머쥔 시진핑의 편하지만 않은 내밀한 속내가 드러나는 대목이 실감났던 부분이었습니다.

`싸드(THAAD)`는 단지 미사일 포대나 레이더 및 운용 부대를 들여오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라, 또 그것이 오로지 북한의 핵 미사일 방어용이라는 거짓말을 지나 남북 긴장을 넘어 미국의 MD 체제로의 확장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포괄하는 동북아 전체의 위기를 고조시키며 판떼기 자체를 걸고 대립으로 치닫는 미일 해양세력과 북중러 대륙세력의 대결로 번지는 문을 열어젖히는 상징이자 매개물입니다.

우리는 그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로 요즘 당을 이곳 저곳 옮겨다니는 철새. . 아니 박쥐맹키로 여기저기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다간 어느새 우리의 운명을 남들의 손에 맡긴채 이리저리 휩쓸리게 됨은 자명한 이치이고 이전 503 정권이 그러다 미국이나 일본한테 대접도 못받고, 중국으로부터는 싸드를 빌미로 막대한 경제적 보복까지 당하는 그로기 아, 몰랑~ 빈사 상태를 제대로 보여줬죠.

그렇게 어영부영하다 자칫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게 되면 그건 더 이상 남북 만의 전쟁이 아닙니다. 동북아 전쟁. . 나아가 3차 세계대전으로의 확전에다 핵전쟁까지 가능합니다. 일단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서울 불바다에 우리 국민들 수억(?) 죽겠지요. 사회 인프라 붕괴와 국토 황폐화는 예약 사항에 요즘 전쟁은 전방 후방이 따로 없으니 핵발전소 원전도 걱정이고.

그렇기에 지금이 더 중요하며 정말 힘든 길을 가야하는데 다행히 지금 새 정부가 너무 잘하고 있고, 바램과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결실들을 그 짧은 시간에도 하나씩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요는 동북아 정세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우리가 무엇보다 중심을 잡고, 입장을 분명히 하며 `당당한` 자세로 굳건한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진정한 모습임을 인식시킬때 우리를 보는 세계의 시선은 우호적일 것이고, 평가 또한 역사에 남아 길이 빛나게 될 것입니다.

작품의 본문 중에서 최이지라는 물리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박사가 새 정부 청와대에 보낸 제안서 기고문은 가치관이 부재하고 모든 것이 돈에 얽매인 우리 사회와 경제가 인식을 전환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사교육 폐해가 심각한 교육 정책과 기업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그것을 기반으로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바닥 경기를 일으켜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까지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 그리고 싸드 배치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중국과의 갈등 해소 등에 관해서 등장인물의 말을 빌린 작가의 조언이 인상적입니다.

"저는 당파싸움이란 게 조선시대에만 있는 걸로 생각했어요. 어쩌면 일본인들이 조선에 대한 식민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당파싸움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생각한 적도 있고요. 그러니 우리 한국인들이 그런 짓을 할 리는 없다고 믿었지요. 하지만 요즘 한국을 보면 모든 면에서 다 찢어져 있어요.

친미와 친중으로, 보수와 진보로, 영남과 호남으로, 노인과 청년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사회에 가치관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모든 사람들이 다 돈에 얽매여 있어요. 돈이 제일이다. 돈 없으면 죽는다. 대통령도 결국 돈 때문에 탄핵됐잖아요. 그래서 한국은 돈을 많이 벌수록 더 황폐하고 위험해지기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