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2. 16:27

얼큰 공주(?) `안드로메다`

개념없는 엄마를 둔 죄로 하얀 파도가 이는 해안 절벽에 묶이는 비운의 이디오피아의 공주 `안드로메다`... 사치와 허영에 젖은 왕비가 얼마나 나댔으면 그 책임이 딸아이를 희생시키는 것이었을까. 역시 엄마들이 설치면 안돼. 곧 자식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안드로메다는 자기에게로 다가오는 고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침 저녁으로 바람불고 추워진 날씨와 높고 맑은 이 시기의 밤 하늘에 이 안드로메다 별자리를 볼 수 있다.

쇠사슬에 묶인 여인 '안드로메다(Andromeda)'는 바다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진 카시오페이아의 아름다운 딸이었다. 고대의 성도에서 그녀는 해변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진 채 `세투스`(Cetus, 괴물고래)에게 잡아먹힐 무서운 숙명을 기다리는 것으로 그려졌고, 하늘에서 그녀는 물고기자리를 사이에 두고 괴물고래와 떨어져 있다. 오늘 밤 하늘 머리 위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들이다.

눈에 확연히 띄는 별자리가 아니라서 일단 페가수스 사각형을 기준으로 하여 사각형의 왼쪽 상단 모서리를 머리로 생각하고 거꾸로 길고 느슨하며 약간 비틀린 듯한 'V'자 모양을 하고 있는 별자리를 찾으면 된다. 이 '머리'에 해당하는 별은 '말의 배꼽'을 뜻하는 '알페라츠(Alpheratz)'인데, 페가수스 자리이자 안드로메다 자리의 일부가 되었다. 즉 페가수스 사각형은 숙녀에게 그 모서리를 빼앗긴(?) 양보한(?) 셈이다. 이 별은 또 '시라흐(Sirrah)'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 외 안드로메다 자리를 구성하고 있는 별의 이름으로는 '미라크(Mirach ; 허리)'와 '알마크(Almak ; 족제비족)'가 있다. 또한 안드로메다자리 오른쪽 옆으로는 맨눈으로 볼 수 없는 희미한 '이중별계'인 '그룸브리지 34(Groombridge 34)'가 있다. 이 작은 별 한 쌍은 우리에게 16번째로 가까운 이웃별로 가까이에 있는 많은 적색 왜성들 가운데 두 개이다. 우리별과 가장 가까운 50개의 이웃 별 중 3/4이 작은 적색 왜성들이다. '그룸브리지'는 1838년에 주극성의 목록을 편찬했던 천문학자이다.

`구글 스카이`에서 본 안드로메다... 이 별자리에는 `안드로메다 은하`가 나타나 있는데, 이를 클릭하면 단숨에 은하까지 가볼 수 있다. 이건 뭐 광속 여행도 아니고... ^^

안드로메다의 보석은 대성운 M 31이다. 이것은 메시에 목록 중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대상 중의 하나이다. 달이 없는 맑은 밤이면 당신은 M 31의 밝은 중심부를 희미한 빛의 조각으로 볼 수 있다. 망원경 없이 볼 수 있는 가장 먼 천체이다. 오랜시간 노출한 사진은 M 31이 거대한 나선 은하라는 것을 보여 주는데, 이것은 보름달보다 거의 네 배나 넓게 하늘을 덮고 있다. 나선의 구조는 명백하지 않은데 가까이에 두 개의 작은 위성 은하 M 32와 NGC 205가 있다.

이 집단은 우리 은하의 별들에서 멀리 떨어진 200만 광년의 거리에 있다. 우리가 보는 이 빛은 그러니까 거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 인류)가 지구에 처음 나타났을 때 안드로메다의 나선을 떠나 지구를 향해 출발한 빛이라고 생각하면 참 기분이 묘하다. 이것의 엄청난 거리와 특성을 발견한 것은 1923년 케페이드 변광별을 발견한 '허블 망원경'의 업적이다.

고래는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나타난 `페르세우스`에게 식사거리(?)를 빼앗기고 죽는다. 포세이돈의 말만 듣고 므훗한 마음으로 한 걸음에 달려온 고래만 불쌍하게 됐군. 그나저나 카시오페이아는 정신을 차렸을까? 이번엔 사위자랑을 하기 위해 나대지나 않을지...

믿을만한 것이 못되는 한 소식통에 따르면 페르세우스는 이미 다 파악하고 일찌감치 안드로메다를 데리고 분가하여 멀리멀리 가는 현명함을 발휘했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