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27. 20:17

<영화 리뷰> `안시성`, 대규모 전투씬은 가히 역대급

이미 명절 연휴에 350만을 넘어 오늘 내일 400만, 이번 주 이후 500만을 넘긴다고 볼때 이번 추석 개봉작들 중 단연 `안시성`이 제일 큰 인기를 모은 영화로 등극했습니다. 135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에도 끝까지 보는 재미가 있는 잘 만든 작품입니다. 이게 허구로 창착된 시나리오라면 몰라도 엄연한 역사적 사실인 관계로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설득력이 충분합니다.


당시 `양만춘` 장군이 성주로서 당태종 이세민이가 몰고 온 20만 이상의 당나라 대군에 맞서 싸우고 지켰던 `안시성` 전투를 다룬 작품으로는 KBS 사극 대하드라마 `대조영`과 이후 중국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던 SBS 특별기획 `연개소문`이 있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 방영되었던 KBS 대조영에서는 그 앞전에 막을 내린 `불멸의 이순신`을 제작하면서 노하우가 축적되었던 디지털 CG 기술을 바탕으로 첫 회에 대규모 안시성 전투를 실감나게 보여주며 이전의 사극들과는 클래스가 다름을 보여줬습니다. 그때 양만춘 장군 역할은 배우 `임동진`씨가 맡았습니다.


그 다음에 SBS `연개소문`에서는 300만이 처들어왔던 수나라 침공과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을 포함하여 이후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안시성을 구하러 온 연개소문이 어검술을 시전하는 모습까지도 보여줬습니다만 화면처리가 좀 많이 어설펐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설명에는 연개소문이 등에 검을 5개 꽂고 전장에 나서서 칼을 던지는 기술을 썼다는데 그게 투검술인지 어검술인지는 현재로선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연개소문이 펼쳤던 절륜한 검술 실력만큼은 따라올 자가 없었던듯.


<나, SBS 연개소문이야. 영화에서 배역을 맡은 유오성씨 이미지는 왜 없누 ㅡ.ㅜ>


<드라마에서 연개소문과 당태종 이세민. 좀 코믹한 면도 있었다는.>

그런데, 이번에 개봉한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규모 전투씬은 우리나라 영화에서 이전에 잘 볼 수 없었던 큰 규모와 시종 박진감 넘치는 연출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찬사를 보내기에 손색이 없어보였습니다. 영화 `킹덤 오븐 헤븐`은 보지 않아서 뭐라 말을 못하겠지만 적어도 `반지의 제왕` 부럽지 않는 CG 효과 처리와 연출이 압권입니다.


이전에 KBS에서 방영된 `역사스페셜`에 나왔던 고구려의 군사력을 알아보는 시간에 철갑도 뚫을 수 있는 화살과 영화 초반에 나왔던 거침없이 적을 향해 돌격하여 방어선을 뚫는 기병부대, 그리고 검으로 단병 접전을 벌이는 보병 외에도 특이하게 `도끼병 부대`가 있다는 소개를 봤는데 영화에도 도끼를 다루는 고구려 무장의 모습이 나옵니다.


<도끼 좀 다루는데?>

석달 동안 벌어졌던 전투를 크게 3번으로 나누어 처음 대면하여 벌어지는 첫 전투에서 패배하고 돌아가는 짱깨 거지들을 보면서 통쾌했는데 다음에 나무로 만든 타워를 밀고 성벽을 넘어 들어오는 야간 기습은 긴장감이 넘쳤으며 마지막 토성전은 결연한 의지와 희생, 나라를 위한 구국의 이성적인 판단 등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전투 장면 사이에 연출되는 여러 상황들도 필요 이상으로 늘어지지 않고 제법 잘 절제되어 전체적으로 산만하지 않은 균형잡힌 흐름을 이어갔는데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 장소도 나왔고, 영화를 보면서 등장 인물들 중 `택시운전사`에서 짧았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엄태구씨가 이번에도 멋진 역할을 맡아 괜찮은 연기를 펼쳤지만 고구려는 아무래도 `신녀`를 좀 잘못 뽑은 듯.


그리고, 오마이뉴스는 전에 영화 `인랑`도 그렇고 왜 그렇게 우리 영화들에 불만이 많은지 모르겠는데 영화 한 편 옳게 제작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이미 400만 관객이 본 영화를 무조건적으로 안좋게만 비판하려든다면 거기엔 그 영화를 본 관객들에 대한 일종의 모독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눈까리 괜찮소?

영화 `안시성`을 말하다, 설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