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30. 10:27

늦가을 낙엽 뒹구는 거리에서..

기계적인 소리를 비롯해서 많은 소음에 노출된 현대인들은 점점 자연의 소리를 들을 기회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같은 크기의 소리라도 이런 자연의 소리에는 별로 시끄럽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물 흐르는 소리나 한 여름의 매미 소리 말고도 가을 밤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는 오히려 정겹기까지 합니다. 특히 지금 길거리에 나뒹굴고 있는 은행잎을 비롯한 낙엽을 밟는 소리는 사람들이 흔히 들어볼 수 없는 소리라 그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우리의 신경을 각성시켜 기분을 좋게 해준다고 하네요. 계절이 변화하는 시기에 자연이 주는 선물 아닐까요.

제가 사는 동네가 계절의 변화와 운치를 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인데, 사계절 이런 변화를 만끽하고 사는 편입니다. 다만 부산이라 겨울에 눈이 잘 안 오지만 그래도 매년 한 번씩은 눈이 왔고, 요 몇년 사이엔 폭설도 내린 전력이 있어 올해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거리에 나뒹굴며 바람에 이리 저리 날리기도 하는 이런 낙엽들을 한동안 치우지 않고 그냥 놔두었으면 어떨까 싶네요. 얼마나 좋습니까. 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도 하고.. 아침에 나오며 폰으로 급하게 찍은 거리 사진의 색감이 잘 살지 않고 좀 구려~요. 날이 흐리기도 하고. 그나마 춥지 않아서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엔돌핀 충전!

우체국 앞 거리에 이렇게 낙엽이 떨어져 있는 걸 보니까 윤도현 밴드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라는 노래가 문득 떠오릅니다. 오늘 같은 날 아침에 이 노래 들으면서 커피 한 잔하는 운치가 또 왜 이렇게 센티멘탈한지. ㅋ~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우체국 문 안 열었음.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앗~ 버스 왔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