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3. 00:12

훈민정음 서문과 함께 한글 반포는 성공적이었으나...

극작가가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많이 봤는지 뿌리깊은 나무의 마지막회에서 한글반포는 성공적이었으되 화면은 핏빛으로 물들었으니 이미 포털싸이트에서 예견되었던 충격 반전은 사실로 드러나면서 마무리가 되었다. 참, 이건 SBS 드라마였지. 예전 '경찰특공대'도 그렇고, '홍길동'전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SBS는 드라마 결말을 좀 이상하게 끌고 가는 경향이 다분하다.

결국 절대 죽을 수 없으신 세종대왕을 빼고 주요 인물들이 죄다 죽었으나 거의 다 가상의 인물들이니 편한 설정이 아니었는가마는 그래도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까 했던 생각이 여지없이 무너지며 사부 이방지가 제자 강채윤에게 너와 나는 사주와 별자리가 같으니 그 일 하지말라 했던 말이 새롭게 다가온다.

<훈민정음 서문>

그리고, '무사 백동수'에서 양초립이 홍국영이었던 것만큼이나 밀본의 참모 '한가놈'의 본명이 바로 한명회로 밝혀지는 것도 충격적인 장면이었고, 특히 정기준의 뒤를 이어 계속 명맥을 유지하는 밀본을 수양대군을 끌어들이고, 한글을 천시하는 정책을 퍼뜨린 조선의 '그림자 정부'로 비추는 설정은 여러가지를 생각케 한다.

여운으로 남는 마지막 대사, "수많은 지도층이 명멸했으나 백성들은 수만년을 이어왔다." 그래서 지금의 국민이 되었고, 앞으로도 이 세상이 있는 한 국민은 영원할 것이다. 그래서 싸우자. 때론 지기도 하겠지만 그러다 보면 이기기도 하겠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바로 역사가 된다.

똘복이 강채윤과 소이는 못다 이룬 사랑을 내생에서...

뿌리깊은 나무를 보지 않았거나 1, 3, 5, 7, 9로 봤다면 다음주 월, 화, 수 스페샬을 방영하니 이때 보시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