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26. 21:32

노벨경제학상 디턴의 영국 불평등 경고, "양극화가 민주주의 위협"

앵거스 디턴-IFS 공동연구 보고서
영국 지니계수 EU 중 가장 높아. . "미국 전철 밟을 수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영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가 "영국의 민주주의가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디턴 교수는 지난 2014년 '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 출판 당시, 경제 발전 과정에서 불평등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한국에 '잘못' 소개됐던 인물이다.

CNN에 따르면 디턴 교수는 14일(현지시간)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와 함께 발표한 보고서에서 "빈부격차 확대는 민주주의를 비웃는 것"이라며 "영국의 불평등이 곧 미국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영국이 유럽연합(EU) 28개국 중 가장 높았다. 상위 1%의 소득이 영국 전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70년대 1%에 불과했지만 현재 8%까지 확대됐다.

보고서는 "불평등이 증가하면 정치 체제가 불안정해진다"면서 "영국 정치에서 포퓰리즘이 급증하고 기성 정당들이 몰락하면서 경제 불안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기업 지배구조가 근로자보다 주주와 기업 임원들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도록 왜곡돼 있다"면서 "기업이 투자자와 임원들을 위해 근로자들의 임금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턴 교수는 정책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영국이 미국의 전철을 밟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인 동시에 가장 불평등한 나라다. 지난 50년 동안 미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 남성들의 임금(실질소득)은 증가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자살과 약물과다복용,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저소득층 사망자수는 급증했다.

경제 체제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불신도 깊다. 이번 보고서에서 '현재 영국에서 자본주의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은 6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난에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젊은층들 가운데 사회주의에 호의적인 경우가 많았다.

https://news.v.daum.net/v/20190515173114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