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 13:53

티베트 사자의 서 (The Tibetan Book of the Dead)

티베트 사자의 서 - 8점
파드마삼바바 지음, 장훙스 엮음, 장순용 옮김/김영사

작년 크리스마스 때 쯤인가 유투브에 올라온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언제 심장발작으로 죽음을 맞이할지 모르는 밴이라는 소년이 자신의 인생을 요약하여 적은 종이를 보여주는 편지 형식의 동영상이었는데 거기서 4살 때 처음으로 심장발작을 경험한 이후 생을 마치기 전 또 한 번 찾아온 심장발작으로 생명활동이 정지했을때 육체는 죽었지만 의식은 살아있었고, 의사가 말하는 것이 모두 들렸던 일을 경험한 이후 남긴 이 소년의 메시지에는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이 많은 것 같다.

이 영상을 제작한 지 얼마 되지않아 생애 4번째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전세계 네티즌들이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현대과학과 의학에서는 죽음을 모든 것의 끝으로 규정하고 있다. 무리도 아니다. 죽음이후나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는 없다. 간혹 이 경계를 기적적으로 넘나든 사람들의 분명히 알 수 없는 언급이 있긴 하지만 누구도 그 진위 여부를 밝힐 수 없기도 하다.

이 책은 `티베트 사자의 서`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정확한 제목은 `중간계에서 듣고 이해함으로써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는 책`이다. 지금은 책이나 영상매체의 발달로 시각적인 비디오가 지배하는 세상이지만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글자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물자도 부족했기에 구전으로 들려주고, 전해듣는 오디오 문화가 만연했다고 추론해볼 수 있다. 그래서 부처님 말씀이나 불경이 게송의 형태로 전해져 오는 것이기도 하다.

위대한 현자이자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지는 `파드마 삼바바`가 지었다고 하는 이 책은 주로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임종한 넋을 위해 읊어주는 용도로 쓰이는 책이다. 사람이 죽어 영혼이 육체를 빠져나가면 모든 것을 즉각 알 수 있는 신령이 발휘된다는 믿음으로 그때 이 책의 내용을 읽어주면 살아 생전 해탈을 얻지 못했거나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더라도 해탈에 이르러 육도윤회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인데 죽음 이후 `49일` 동안에 거치는 과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걸 보면 우리도 `49제`를 지내는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원불교에서도 49제를 중시하지만 생전에 쌓은 업보에 따라 죽음을 맞는 즉시 바로 다음 코스로 넘어간다는 설명도 있으니 어쨌든 착하게 살아야...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비롭고 인자하신 모습으로 여기는 부처님도 무서운 형상을 갖춘 모습을 함께 지니고 계신다. 이것만 보고 특정 종교에서 사탄 운운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것은 인간들로 하여금 자신이 짓는 죄로 받는 업보의 무서움을 깨닫게 하려는 의도이다. 왜 예수님도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해 어떤 곳에서 채찍을 휘두르기도 했지 않았던가. 탐욕과 성냄도 문제지만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어리석음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어리석음이야말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요, 깨뜨려야 할 시급한 과제인데 문제는 이러한 사실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중생들이 너무 많다는.. 이런 나야말로 뭐라고 이런 말을 하고 있나.

뒷편에는 책에서 설명한 내용을 압축 요약해 놓아서 반복적으로 보며 복습(?)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임종을 맞은 사람에게 들려주는 죽은 영혼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살아 생전에 읽고 그 내용을 숙지한다면 스스로의 해탈을 돕는데 유익하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티베트 사자의 서
국내도서>종교/역학
저자 : 파드마 삼바바(Padma sambhava) / 장순용역
출판 : 김영사 2008.11.17
상세보기

`티베트 사자의 서`는 각기 저자가 다른 여러 유형의 책이 나와 있다. 여기에 대한 설명이 책에 나와 있는데 이걸 보고 어떤 책을 읽을지 스스로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 이 두 권 중 한 권은 그림을 곁들인 설명이 자세하면서 쉬운 편이고, 나머지 한 권은 그림없이 글로만 되어 있는 책인데 어떤 것이 더 낫다는 건 별 의미가 없으니 처음에 난해하다면 그림으로 설명된 책을 먼저 보고나서 다른 책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내용은 동일하다. 이렇게 책을 보다가 눈이 침침하거나 피로하다면 유판씨를 먹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