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8. 13:12

2013년 태양폭발 최악의 시나리오, "결과 끔찍할 수도"

국내외 전문가 대거 모여 우주재난 대책 촉구하고 나서
“극대기 대비해 지구가 악영향 받지 않도록 국가적 협력이 절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대규모 정전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사태에 대한 지구의 취약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美 항공우주국 NASA 조세프 데이빌라 박사)

“최악의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
( 美 항공우주국 NASA 에릭 포스너 박사)

“태양폭풍은 전 세계 위협이 될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美 해양대기관리처 NOAA 테란스 온사거 박사)

“태양활동 24번째 주기에 극단적인 폭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日정보통신연구기구 NICT 시니치 와타리 박사)

“2013년 태양활동 극대기가 안전한다고 말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긴장하고 태양 활동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영득 박사)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초강력 지진이 원자력 발전소 폭발이라는 전무후무한 재앙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만큼 일본 열도는 물론 주변 국가들과 태평양 너머 대륙에까지 충격파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우주 전문가들은 오는 2013년으로 바짝 다가온 태양 극대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태양폭발을 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와 같은 거대 자연재앙 중 하나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강력한 태양폭풍 맞으면 대규모 정전으로 ‘암흑’

지난 17일 오후 서울 공군회관에서 열린 ‘2013년 우주환경재난 전망과 대응(한국천문연구원 주최)’ 세미나에서는 태양폭발에 대한 날선 경고가 잇달았다. 태양활동으로 대변되는 우주환경은 관측이 어려워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세미나에 모인 전문가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대비를 촉구하고 나섰다.

태양물리분야의 권위자인 美항공우주국(NASA) 조세프 데이빌라 박사는 태양폭발로 인한 대규모 정전을 경고하고 나섰다. 강력한 태양폭풍이 밀어닥치면 고에너지 입자들이 지구자기장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과정에서 고압의 전기가 전력시스템에 강력한 충격으로 이어져 정전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데이빌라 박사는 “전력시스템에 대한 전압이 높아지면서 변압기에 영향을 주면 사실상 수리가 어려워진다. 굉장히 긴 시간동안 정전이 일어날 수 있다. 통신은 물론 식량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것은 (정전이 발생한)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난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년 전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를 토대로 “태양폭풍으로 인한 정전은 미국의 넓은 지역 예를 들어 동북부 대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사회 전반에 악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력에 의존하는 첨단 장비의 밀도가 높아지는 만큼 태양폭풍으로 인한 정전 사태의 취약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영득 박사 역시 “강한 태양폭풍이 지구를 치게 되면 전력망이 과열돼 정전이 발생한다”고 말하며, “항공 여행을 할 수 없고, 항법 장치나 주요 위성의 작동이 중지된다. 비상서비스는 물론 병원과 관제 시스템, 컴퓨터나 핸드폰 간단한 항법장치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것은 일반적인 피해다. 이 외에도 많은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 사회는 우주환경에 취약…최악의 시나리오 나타날 때 결과 끔찍할 수도”

문 제는 태양폭풍으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점이다. 1995년부터 미국해양대기관리처(NOAA)에서 우주환경을 연구해 온 테란스 온사거 박사는 태양폭풍으로 인한 피해가 대륙을 초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얼마 전 유럽과 미국의 우주기상 관련 기관들의 워크샵을 통해 이 같은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미국 연방긴급사태관리청(FEMA)은 태양폭풍이 전 세계 위협이 될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태양폭풍이 지구상의 상당 지역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고 말하며,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데 이빌라 박사는 “인간 사회는 점점 우주환경에 의한 이벤트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말하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타날 때는 결과가 끔찍할 수 있다. 태양 활동 주기가 1년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3~4년 정도 대형 활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온사거 박사는 태양활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고 강조하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가 당장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일어날 가능성은 분명하기 때문에 반드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보통신연구기구(NICT) 시니치 와타리 박사는 24번째 주기에서 극단적인 태양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와타리 박사는 “주기의 최소치에서 활동이 적은만큼 최대치에서도 활동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굉장히 센 폭발이 있을 수 있어 방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박영득 박사 역시 “(태양활동의)최소치가 길고 깊으면 최대치에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태양 흑점수가 적다고 해서 강력한 플레어 폭발이 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강력한 플레어에 의해 지구가 영향을 받은 상황을 보면 극소기에서 극대기로 가는 과정 또는 극대기에서 극소기로 내려오는 중에서도 강력한 폭발이 있었다. 이런 일을 고려할 때 긴장을 늦추지 않고 태양을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론천문학 분야의 권위자인 유엔우주업무사무국(UNOOSA) 한스 허벌드 박사는 전 국가적인 협력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분명한 것은 2013년 태양활동 극대기에 대비하기 위해 각 국가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가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비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뉴스한국 / 이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