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27. 16:24

"교회 때문에 죽겠다, 목사 나와" 분노의 계란 투척

광주 TCS 국제학교 앞 자영업자 · 입원환자들 찾아가
"치외법권지대도 아니고, 분통 터져". . 경찰과 실랑이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 앞. 한 시민이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TCS국제학교 외벽에 달걀을 있는 힘껏 내던졌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성경 구절이 적힌 건물 외벽 조형물이 달걀 파편으로 범벅이 됐다.

광주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라고 밝힌 이 남성은 "뉴스를 보고 화가 많이 났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종교단체가 무슨 치외법권 지역이라도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좀 잠잠해질만 하면 매번 종교단체에서 확진자가 쏟아진다.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으면 자제할 건 해야지. 종교 활동하는 게 그렇게 급한 문제냐. 지금 힘든 정도가 아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나 모든 서민이 정말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 남성은 "식당하는 사람들은 5인 이상 방역 수칙도 지키고 테이블 거리두기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제도 그제도 5명 이상 식사하러 오신 분들을 죄송하다며 다 돌려보냈다. 그런데 교회에서 이렇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종교단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매번 잠잠해질 만하면 종교단체에서 확진자가 또 나오고, 또 나오니 정부도 이번에는 좀 강력하게 처벌해서 빨리 코로나 사태가 잠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TCS국제학교에서 확진자 98명이 각각 안산과 나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된 후 잠잠해진 교회 앞은 또 한번 소란스러워졌다.

어디선가 달걀을 한무더기 들고 온 남성이 건물 외벽에 이를 던지려했고 돌발행동을 제지하려는 경찰과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라고 밝힌 이 남성은 "코로나19 때문에 1년 동안 자식들한테 면회도 오지말라 했다. 지금도 수액을 맞고 나왔다. 누구는 병원에 갇혀서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방역 수칙도 어겨가면서 찬송가를 불렀다는 게 너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분노를 참지 못한 이 남성은 "교회 목사 나와라. 교회 때문에 광주시민들이 불안해서 못살겠다. 이용섭 시장은 사퇴해라. 확진자가 100명 넘게 나왔는데 뭐 하고 있었느냐"고 소리쳤다. '113명 집단감염' 소식에 피해를 입은 인근 병원과 주민들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인근 병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아이들이 그렇게 몰려다니더니 언젠가는 터질 줄 알았다. 병원 입원환자들 퇴원 문의가 빗발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한 주민은 "이 근방에 편의점이 저기 하나밖에 없는데 애들이 오가며 확진자와 접촉했을까봐 걱정된다"며 "너무 불안하다"고 전했다.

광산구 TCS국제학교에서는 밤사이 109명의 확진자가 쏟아졌고 이날 오후 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들 모두 무증상자로 전수검사가 실시되지 않았다면 사실상 무증상 전파자로 더 큰 지역 감염을 키웠을 수 있었다.

보건당국은 북구 TCS에이스국제학교에서 37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비인가 교육시설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해 무더기로 확진자를 찾아냈다. 현재까지 광주에 자리한 TCS국제학교 관련 확진자는 모두 150명이다.

https://news.v.daum.net/v/20210127144258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