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27. 17:54

귀신고래 384마리 굶어죽어.. 온난화 재앙 `사망 사태` 선포

2019년부터 2년새 384마리 집단 죽음
북극 수온 상승으로 먹이 옆새우 감소 탓

해마다 1월 중·하순이면 북극해 인근에서 지방을 축적한 귀신고래들이 번식을 위해 멕시코 바하칼리포니아르의 얕고 따뜻한 석호로 모여든다. 그런데 이들 고래 가운데 눈에 띄게 수척한 개체들이 포함돼 있다.

번식을 마치고 베링 해로 북상하던 귀신고래가 죽어 북미 해안에 떠밀려오는 사태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2019∼2020년 사이 캐나다·미국·멕시코의 태평양 해안에서 발견된 귀신고래 사체가 384구에 이르자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이상 사망 사태’를 선포했다.

 

일반적으로 어린 새끼의 사망률이 높지만 이번에 떼죽음한 고래는 주로 젊거나 성숙한 암컷이다. 프레드리크 크리스티안슨 덴마크 오르후스 고등연구원(AIAS) 박사 등 국제 연구진은 이동 중인 귀신고래 1245마리의 몸 상태를 드론으로 촬영해 분석한 결과 “굶주림에 의한 쇠약 때문에 귀신고래가 떼죽음하는 것 같다”고 과학저널 ‘해양생태학 진전 시리즈’ 최근호에서 밝혔다.

귀신고래의 ‘이상 사망 사태’는 1999∼2000년에도 벌어져 651마리가 죽었다. 이로 인해 1998년 2만1000마리에 이르던 동태평양 귀신고래 개체수는 2002년 1만6000마리로 떨어졌다. 연구자들은 “이번 사태로 개체수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귀신고래의 집단 아사를 부른 원인은 뭘까. 연구자들은 “단정할 수는 없지만 1980년대 말부터 주 먹이터인 베링 해 치리코브 만의 단각류(옆새우류) 양이 감소한 것이 직접 원인”이라며 “이는 북극해가 더워진 결과여서 기후변화로 앞으로 이런 사태가 더욱 잦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추가로 검토할 원인으로 번식지의 수온과 인위적 교란, 이동 과정의 교란, 바이러스 감염, 개체수의 수용능력 한계 도달 등을 꼽았다.

인용 논문: Marine Ecology Progress Series, DOI: 10.3354/meps13585

https://news.v.daum.net/v/20210127145612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