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3. 15:53

오늘의 영어 한마디, 안전한 사람들이 담대하다

Secure people dare

여기서 secure는 복지 등의 사회안전망을 뜻하고, 그렇게 안전해진 사람들이 용기있게 도전한다는 의미.

신자유주의 체제가 외환위기 이후에 확립되면서 정부들도 그 질서로 간 거예요. 물론 차이가 없는건 아니죠.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완전히 극단적으로 나갔고, 노무현 정부는 FTA와 동북아 금융허브를 내세우면서 김대중 정부보다 더 우파적으로 나갔습니다. 그래도 이 두 정부는 클린턴이나 영국의 토니 블레어, 나중에 오바마가 말한 제3의 길과 비슷한 걸 합니다.

즉, 경제는 시장에 맡겨야 하지만 그러다 보면 희생자가 나오니까 그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논리죠. 골수 신자유주의는 '희생자는 봐줄 필요없다. 그들이 못나서 그런거다.'라고 하는거고요. 그렇지만 규제를 완화하고 경제를 대자본에 맡기겠다는 논리는 똑같습니다.

그 시기 언론도 사회 안전망까지 바라보지는 못했습니다. 당장 사업장의 구조조정을 해야하는가 마는가에 매몰되어 여론이 형성됐고, 노동 쪽에서도 구조조정에 맞서 싸우기 급급했죠. 해고를 당해도 안전한 사회를 그릴 수 없는 상황이 있습니다. 최근 쟁점이 되는 최저임금제나 고용보험제 등이 사회 안전망인데요, 이를 강화함으로써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노동권, 최저임금제, 복지제도 이런 것들이 사회 안전망이죠. 1950~60년대 스웨덴 사민당의 구호 중 하나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대담할 수 있다 Secure people dare"였어요. 안전망이 있어야 과감하게 새로운 선택도 하고, 직업도 바꿔보는데 우리나라엔 지금 그게 없습니다. 다들 공무원 되려고 하는 이유가 뭐겠어요? 안전을 찾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진짜 안전망을 만들어줘야죠.

핀란드, 스웨덴 같은 곳은 실업급여가 최종 월급의 60~70퍼센트예요. 우파 정권이 들어오면 60퍼센트 정도로 내리고, 좌파 정권이 들어오면 70퍼센트에서 75퍼센트까지 올립니다. 2년 동안 받을 수 있고 우리나라 입시 코디가 붙듯이 재교육도 하고 직업 알선도 하지요. 그러니 이들은 구조조정이나 기술혁신에 별로 저항하지 않아요. 미국과 우리나라는 90퍼센트가 노조가입이 안돼 있습니다. OECD 최저수준이죠.

그렇지만 두 나라 다 조직된 10퍼센트는 목숨을 걸고 싸웁니다. 직장을 잃으면 세상이 끝나니까요. 코로나19로 모든 논의가 함몰되고 있지만, 몇 달 전까지 우리 정부가 매달렸던 구호는 혁신이었습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혁신은 나올 수 없습니다.

규제를 강화해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도 있습니다. 규제를 도입하면 일자리가 많이 생기죠. 이럴 경우 기업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니 자꾸 안하려는건데, 규제가 처음 들어올 때는 굉장히 나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업과 사회가 조화롭게 적응합니다.

옛날에 미국과 영국에서 아동노동을 없애자고 할때, 미국에서 노예제 폐지하자고 할때 경제 망한다고 격렬한 반발이 일었던 걸 떠올려보세요. 그때 안 망했어요. 시장이 갖는 나름의 논리가 있지만 그 논리는 결국 정치 논리이기 때문에 우리가 바꿀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바꿔야해요.

- 오늘부터의 세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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