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0. 00:43

김어준의 명랑시민 정치교본 `닥치고 정치`

`주기자`는 본인이 치열하게 발로 뛰며 알게된 사실들을 생생한 현장감을 동반하며 아주 살짝 두서가 좀 없는 부분도 있는 문체로 서술하고 있다. 여기서 좀 두서가 없는 부분이 있다고 한거는 이건 그만큼 속도감이 있는 글쓰기였다는 점을 나타내준다. 그리고 읽는데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읽는 속도를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와 달리 이번에 소개할 `닥치고 정치`에서 김어준 총수는 나꼼수에서처럼 대담형식으로 녹취한 것을 그대로 활자화시킨 책이다. 따라서 글을 적는 서술의 형태가 아니라 대화형식의 문체인데 나꼼수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이어폰끼고 김총수의 얘기를 듣는 것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 사람... 외모와는 달리(?) 대단히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다. 이건 칭찬이다. 삼손의 힘이 머리카락에서 나왔다면 김총수의 지적인 사고도 산발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김총수 고기 시식하다가 웃는 소리 함 해본다. 앞을 내다보는 식견과 동향 파악의 정확성 및 논리가 대단히 영양가 높고, 매우 정연하다.

조국 교수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일이 중간에 신정아의 보이지 않는 활약(?) 덕분에 결국 문재인 현 대통령 후보에 대한 깊은 통찰로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가 비상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계기였던 `BBK 사건`의 전말에 대한 흐름을 집중 조명하니까 이 BBK 사태를 모르거나 나는 꼼수다 방송을 듣지 않았든지 또는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짧지만 핵심을 짚은 보고서가 될 수 있다. 사실 이 정도만 알아도 지금까지의 모든 정황을 알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자세히 알고 싶으면 보다 더 BBK 전문가인 정봉주의 `달려라 정봉주`를 읽으면 된다.

그 다음 우리 사회 최대의 화두이자 바로 잡아야 할 잘못된 경제체제의 거두 `삼성`을 파헤친다. 이건희 재벌 일가를 그대로 놔두고서는 아무리 `경제 민주화`를 외쳐도 공염불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고 이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이다. 전 세계 유일 무이한 재벌 공화국을 만든 삼성의 무기는 바로 `돈`. 그 돈으로 무수히 많은 장학생들을 길러냈으니 그 장학생들이 제일 많은 곳은 검찰... 그런 검찰이 삼성과 이건희 일가를 샅샅이 조사한다는 건 한마디로 어불성설. 그런 검찰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주위는 이 잡듯이 뒤졌다지. 그리고, 누가 봐도 결론이 난 BBK와 현 정권의 상상을 초월하는 비리에는 삼성과 동급의 대우를 하는 저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것일까.

지금의 여당인 새누리에는 과거 군사정권의 독재에 대해서 참으로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독재에 충성했던 사람들과 그 독재에 맞서 평생을 투신해 싸우다 뒤늦게 합류한 사람들이 같이 모여 있으니 계보도 복잡할 뿐더러 당연히 보이지 않는 알력 또한 심하겠지.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하의 시기에 대해서도 서로 평가와 생각이 다를 것이라고 본다. 아니면 할 수 없고.

박근혜라고 해서 대통령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본인보다는 그 뒤에 포진한 세력이 문제임을 여러번 말했는데, 거기에는 과거 원조 군사정권의 유신세력부터 시작해서 5공 비리 떨거지들, 6공 물렁이들, IMF 개털들, MB(멘붕) 유아 마인드 개기름들이 죄다 섞여 있으니 이들을 지칭하는 어디 좋은 단어가 없을까. `구태수꼴` 정도면 어떨까. 우리사회에 진정한 보수가 어디 있던가. 현재 자칭 보수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보수가 없인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은 근본이 이권으로 엮인 약결합이라 겉으로는 단합을 잘 하는 점이 있어도 금전적인 이익만 따지는 세력의 야합이 가져오는 결과는 흔히 영화에서 보듯이 언제든 조금의 어긋남으로 파국을 가져올 수 있다.

김총수..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서거를 계기로 단단히 작심을 한 모양이다. 본인 스스로 3년 상을 치른다 했으니 그 이후 작년 2011년에 나온 `나는 꼼수다` 이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정치역사상 가장 기발한 마이너 방송의 견고한 기성사회 틀(프레임) 쪼개기이면서 초대박 성공을 거둔 시도를 할 계획을 이미 이 책에서 밝혀놓은 바 있다. 또 한번 그의 앞을 내다보는 예견이 빛나는 대목이다. 그리고, 말 안해도 지금이 우리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시간이자 시기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희망은 20, 30, 40대에 있다.

정치는 쫄지 마~!
경제는 속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