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꺼낸 `샤파 연필깎이`로 책 읽다 말고 연필 깎기
가끔 뭐 하다가 엉뚱하게 딴 짓 하고 있을때가 있죠. 우연하게 먼지 수북하게 쌓인 연필깎이를 발견했더니 책 읽다 말고 옆에 연필도 있고 해서 하나 깎다가 문득 진열장 속에 있던 연필들 죄다 꺼내서 모두 깎으니까 오랜 만에 옛날 생각 납니다.
먼지가 좀 많이 묻었지만 털지 않은 건 그러니까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걸 강조(?) 하고자 하는 것 외에 귀찮기도 해서인데 아마 이게 더 적절한 이유인듯 ㅡ.ㅡ 옛날에 집집마다 이런 연필깎이가 하나씩 쯤은 다 있었겠죠. 어릴 때 만화잡지의 표지를 넘기면 맨 앞에 부루마블 게임과 함께 광고 페이지를 장식하던 띠띠폭폭 샤파 연필깎이. 나중에는 그때 벌써 전기로 깎는 기차모양의 전동 샤파도 나왔는데 친구 집에서 전기 코드 꼽아서 연필 깎는 거 보고 엄청 신기했다는.
그때 이 연필깎이가 너무 갖고 싶었지만 당시 용돈 수준에 비해 많이 비쌌던데다 마침 샤프가 나와서 여기에 마음을 빼았겼던 관계로 좀 더 크고 난 다음에 용돈을 모아 마침내 장만한 감격으로 몇날 며칠 연필만 깎고 있었던 전설로 남은 기억을 더듬으며 연필 하나 투입~!
자, 이제 레버를 돌려야겠죠. 신나게.. 어릴 때는 저거 돌리는게 어찌나 재밌던지.
심이 두꺼운 색연필도 너끈하게 잘 깎아줍니다.
너무 작아서 이제 깎을 수 없는 한계 크기에 다다른 몽당연필.
그러고 보니까 연필 좀 씹던 같은 반 친구들도 생각나는데 아무리 해도 나는
연필 씹는게 이해가 안됐음. 연필을 왜 씹나? 한 번 물어보니 돌아온 대답은.. 그냥.
왠지 이렇게 깎인 뾰족한 연필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상하게도
쪼뼛한 심으로는 글씨가 잘 써지는데 쓰다가 무뎌지면 또 글씨가 안써진다는. 나만 그런가?
세상의 모든 연필들이여, 나에게로 오라. 샤파의 위엄~!
갑자기 책 읽다 말고 웬 연필깎기에 열중을 했을까. 이게 다 저
`평행우주` 때문이라는. 도대체 무슨 내용이 들어있길래. ㅋ 두께도 엄청 두꺼워요.
일단 눈에 띄는 연필 몇 개만 깎았지만 책상 서랍과 장롱 안을 열어보면
연습장, 공책, 연필, 지우개, 샤프, 볼펜 기타 등등... 완전 문방구 수준인데
언제 이렇게 쌓였지.
4살인가 5살 때 독일 갔다온 큰 누나가 선물로 레고 블록과 함께 가져온 연필 몇 다스.
그때는 참 귀했던 거라 아껴쓴다고 했던게 아직까지 남아있지만 이게 마지막입니다.
이거 보는 사람마다 눈독을 들이느라 꼭꼭 감춰두고 하나씩 썼다는. ^^
한 번씩 열어보면 어느새 수북이 쌓인 찌꺼기.
다들 이거 버리기 귀찮아 했던 기억들이 있을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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