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다 이순신`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제는 좀 있어보인다.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KBS 사극 드라마 `태조 왕건`을 비롯해서 작품의 주연을 맡은 출연진들이 나중에 CF에 출연하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 보곤 한다. 그 내용도 작품을 떠올리거나 연상케하는 설정이 따라오는 것도 그 인기를 반영하듯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주말 드라마이면서 시청률 30%를 기록한 `불멸의 이순신`이 종영한 이후에도 얼마 동안은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나오거나 작품을 반영하는 CF는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어떤 한 방송에서 얼핏 들었던 것 같은데 주연인 김명민씨를 비롯해서 배우들 간에 어떠한 측면에서건 장군님께 누가 되는 일은 하지 않기로 상호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CF 출연료 수입을 포기하면서까지 장군님에 대한 예의와 성의를 보여준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 아닐 수 없다.
`이순신`...... 이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하나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와 민족의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위인이자 한 나라의 사직에 단 한번 하늘이 내려준다고 일컬어지는 구국의 영웅이다. 우리가 애국가를 아무데서나 함부로 부르지 않고, 스포츠에서도 훌륭한 선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영구 결번이라는 제도를 운영하듯이 아무렇게 쓰거나 부를 수 없는 이름도 있다는 걸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를 빠짐없이 보면서 28전 28승이라는 위업을 이룬 임진왜란 해전사의 방송 내용분을 동영상으로 만들며 비록 저작권 때문에 공개는 못하지만 블로그에 하나의 비공개 카테고리를 만들어 포스팅을 하기도 했었다. 아직도 무엇이 나로 하여금 그런 열정을 가지게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재수없는 면접관들... 은 밥맛~>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인터넷 뉴스로 소식을 접했는데 면접 중에 이름이 이순신이라고 해서 해군에 입대해 독도나 지키는게 어떠냐는 농담에는 아무리 드라마의 설정이라고 해도 크게 2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스펙이 다소 떨어지는 지원자가 면접을 보러 왔다고 해도 그 노력은 완전 무시한채 면전에서 저런 식으로 입을 놀린다는 건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두 번째는 이순신 장군에 대해 생각하는 사고 방식이 저거 밖에 안되는 인간이 어떻게 회사에서 진급해 인력을 뽑는 면접관을 할 수 있는지가 의심스럽다. 저런 회사라면 입사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작가가 개념을 소고기 국밥에다 함께 말아먹었나... 차라리 이름이 아니라 스펙이 많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걸로 처리해도 흐름에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을. 사실 처음에 이 드라마 제목을 보고 `불멸의 이순신`에 이어 장군을 조명하는 외전이 제작되는 건줄 알고 급 관심을 가지기도 했었다니까.
한국과 프랑스, 영국, 벨기에 등 글로벌 청년연합 디엔(DN)은 3월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최고다 이순신'에 대한 주인공 이름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내용은 '드라마 제목, 주인공 이름 사용금지 및 방영금지와 저작물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이다. 이순신 장군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 중에서도 존경하는 사람들이 많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도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주연인 김명민씨가 외국에 갔을때 해외팬들이 마중을 많이 나와 놀랐을 정도라고 했다.
DN 측이 주장하는 내용들 중에는 "'최고다 이순신' 제작사 에이스토리 대표가 일본 시장을 매우 중시하며 이전부터 일본 자금, 일본 시장과 연결된 형태다"라는 주장도 있고, "일본 우익이 가장 원하는 바를 개인방송도 아닌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에서 스스로 하는 것이 매우 심각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는데, 이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으며 맞는 말이라고 본다. 작가와 드라마 제작사, 그리고 KBS는 이순신 장군에게 누가 되는 행보를 보여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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