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1. 22:14

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레굴루스(Regulus)`

유난히도 추웠던 이번 겨울도 그 절정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주말에 다시 반짝 추위가 온다고는 하지만 기분에 부산은 왠지 이전만큼 춥지는 않을 거라고 보는데 몸이 어느 정도 추위에 적응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까요. 그래도 저 위쪽 중부지방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진다니 일단~은 대비를 `단디` 하셔야 할 듯 합니다.

어제는 마치 봄비가 내리는 날처럼 포근하다 못해 좀 덥기까지 하던데 그 때문에 안개도 많이 생겼겠지요. 간만에 비가 와서 건조한 날씨도 많이 좋아졌고, 오늘은 또 언제 비가 왔던가 할 정도로 하늘이 맑습니다. 아까 보니까 아직 저녁이 되지도 않았는데 하늘에는 벌써 초승달이 떠 있더군요. 오늘밤도 별자리를 보기에 좋은 날입니다.

여전히 밤하늘은 겨울철 별자리들의 독무대이고, 오리온 자리, 황소자리, 마차부 자리, 큰개와 작은개 자리, 쌍둥이 자리들이 그 주인공들이지만 한쪽에선 계절을 달리하는 별자리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별자리 분포도를 보면 이렇는데 별자리의 형태나 배치를 살펴보기에는 구글 어스의 스카이 모드가 한 눈에 알아보기 쉽습니다. 위와 아래 이미지는 같은 겁니다.

초저녁부터 등장해서 이미 하늘 높이 떠 있는 겨울 별들에서 동쪽 하늘로 고개를 돌려보면 며칠 전에는 사자 한 마리가 고개를 빼꼼히 내다보는 정도더니만 오늘은 위풍당당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사자자리의 주인공은 달에서 유성처럼 지상에 떨어졌으나 온갖 포악한 난장질을 벌인 괴물인데 오만 난리를 치다가 헤라클레스에게 깨꼬닥~ 하게 됩니다.

헤라클레스에게 내려진 12가지 고난 중 첫 번째가 이 괴물사자를 때려잡는 것이었는데 사자가 철면피라 살가죽이 너무 두꺼워 화살도 안 통하고, 몽둥이로 후려쳐도 사자는 또한 워낙 돌대가리라 몽둥이가 부러질 지경에 이르자 헤라클레스는 "에라~ 모르겠다. 이판 사판 합이 육판에 공사판이닷!" 하면서 그라운드 모드로 전환해 사자와 땅바닥을 한동안 구르다 결국 길로틴 초크로 해치우게 됩니다. 이 사자자리의 `레굴루스(Regulus)`는 우리 태양보다 100배 정도 더 밝은 보기 드문 `초거성`입니다. 눈으로 봐도 붉은 색을 띄고 있죠. 사진에는 오렌지 색에 가깝군요.

오늘 밤 레굴루스의 위치는 저 아래쯤 됩니다. 본격적으로 봄이 되면 겨울철 별자리들을 밀어내고 무대 중앙으로 걸어나와 하늘 높이 떠 있겠죠. 그때가 빨리 오길 바랍니다. 바로 `봄`이니까요. 그러고보니 정말 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입춘(立春)`이 2주일도 안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