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6. 22:46

여름철 별자리, `견우`가 있는 독수리자리(Aquila)

거문고자리가 날개를 접고 쏜살같이 내려오는 독수리 모양새라면 `독수리자리`는 백조자리처럼 날개를 편채 유유히 활강하는 독수리 같은 모습입니다. 데킬라가 아닌 아킬라로 표기하지만 실제 발음은 지금 들으니까 뭐..? 음... 내 귀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아꿜라`로 들립니다. 뭐, 이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니까 그렇다 치고, 이 별자리에는 직녀의 낭군 `견우`가 있는데 `알타이르(Altair)`라고 부릅니다. '하늘을 나는 독수리'라는 뜻입니다. 꼬리를 어느 쪽으로 보느냐에 따라 은하수를 반대 방향으로 날고 있는 독수리의 2가지 모습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견우별은 16.6광년 떨어져 있어 비교적 우리와 가까운 별입니다. 엄청나게 크고 밝은 별인데 태양보다 1.5배 크면서도 자전 속도가 6시간 밖에 되지 않는 굉장한 회전속도로 인해 길쭉한 타원형으로 럭비공처럼 많이 찌그러져 있는 점이 특이합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으로 남쪽 방향에 에타별이 있는데 이것은 7일 주기를 가지고 있는 세페이드 형(Cepheid type) 변광별로 약 1등급의 밝기 차이를 보여 3.7 ~ 4.4 등급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주기적으로 밝기가 변하는 변광별은 밝을수록 주기가 길고, 어두울수록 주기가 짧아 이것을 통해 실제 밝기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겉보기 밝기와 실제 밝기를 비교하면 변광별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연주시차는 비교적 가까운 별들의 거리를 잴 때 사용하는 방법이고, 보다 멀리 있는 별들은 이렇게 거리를 재게 됩니다. 그런데 이 에타별은 우리나라 천문학자인 이원철 박사가 1926년에 발견하여 이 별을 '원철별'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별자리는 물병자리의 주인공이자 이다(Ida) 산에서 트로이(Troy)의 양떼를 돌보고 있는 훈남 왕자 가니메데(Ganymede)를 납치하기 위해 제우스가 직접 독수리로 모습을 바꾼 것이라는 일설과 충직한 행동대장 독수리가 임무를 수행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제우스가 납치하고 우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독수리가 나중에 이 별자리에 올려졌습니다. 그나저나 가니메데를 납치한 이유는? 응?

동양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로는 견우와 직녀가 1년에 단 한 번 오작교에서 눈물의 재회를 하는 그 유명한 칠월 칠석이 있죠. 올해는 다음주인 8월 13일입니다. 그리고, 이때는 연중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펼쳐지는 바로 그 시기인데 12일부터 15일 새벽까지가 그에 해당하는 기간입니다. 직녀가 만약 인간세상에 환생했다면 패션 디자이너를 하면서 앙드레직으로 유명세를 탔을 것이고, 견우는... 한우농가 사장?

확인되지 않은 소식통에 의하면 이 둘이 만나는 칠석 날 무렵에는 까치와 까마귀들을 잘 볼 수 없다고 하는데 이들이 은하수가 있는 하늘로 높이 날아가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만들어 주려고 죄다 몰려가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때 만들어지는 다리가 `오작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