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17. 19:11

`몰입`. 열정과 집중에서 느끼는 행복

몰입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 6점
황농문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이 책의 내용은 아니지만 우리가 평소에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가도 갑자기 어떤 물건이나 대상에 관심을 가진다든지 신경을 쓰면서 생각을 계속 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 대상이 눈에 자주 혹은 더 잘 띄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잘 풀리지 않는 문제나 해결해야 할 일이 잠을 푹 자고 일어난 다음 날 별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진행된 경험을 해본 적도 있을 것이다.

이건 저 세상을 포함한 우주에 있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우리가 자고 있는 동안 우리를 도와 주기 위해 애를 써준 결과이고, 다른 이론으로는 과거부터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의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는 소위 `아카식 레코드`에 우리의 유체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접속해서 그 DB 내용을 검색해 보고 왔기 때문이라고 실비아 브라운 영매 아줌마... 할머니(?)가 어떤 책에서 말한 적이 있다.

이제 `몰입`이라는 주제로 썰을 풀어내고 있는 이 책으로 돌아와서, 이 몰입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그 순간의 온전한 집중'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모든 정신을 그 하나에 완전히 집중한 상태. 이것은 달리 말하면 수행자가 깊은 선정에 든 `삼매`라고도 할 수 있어 명상의 상태와도 비슷하며 종교적인 관점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그노시스파에서는 이를 `변성의식`이라고도 했다. 이런 상태에서는 뇌의 파장이나 뉴런 시냅스의 배열이 바뀐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 중에 '와~ 그럼 대빠이 어려운건갑네...'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게 꼭 그렇지만은 않아~.. 서 굳이 이처럼 어렵게 접근하지 않더라도 되니 섣부른 포기는 옛날에 포커치며 놀다가 스트레이트가 확실함에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냥 다이했던 친구가 생각나게 한다. 도대체 무슨 말이야~

금속공학이나 재료학부를 전공한 사람들 중에 종교나 신비주의, 철학 쪽에 관심을 가지거나 심하면 그쪽 분야로 빠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분명 입학은 공대 철학과로 들어갔는데 나중에 졸업하고 보니 동양 철학으로 바뀌어 있더라는. 아, 근데 오늘 책 리뷰가 왜 자꾸 삼천포로 빠질까.. 다시 돌아와서 한 번쯤 이런 몰입이나 이와 비슷한 상태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많은 설명이 없어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몰입을 제일 쉽게 경험하고 설명할 수 있는 상황으로 가장 쉬운 예를 들자면 그건 아마도 컴퓨터 게임으로의 집중을 떠올릴 수 있다. 게임하고 있는 사람을 옆에서 구경하면 거기에 정신이 팔린 모습을 볼 수 있다. 분명 그냥 게임일 뿐인데 거기 몰입해서 가상 캐릭터나 게임 주인공에 자신을 합치시키는 놀라운 정신 승리를 보여준다. 게임의 흐름이 곧 자신의 운명이다. 누구나 이렇게 좋아하는 게임을 잡으면 시간이 금방 가는 걸 느끼고 심지어 밤을 새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집중된 상태에서는 모든 신경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그것을 이루어 나가게 된다. 그런데, 이런 능력을 보다 건설적이고, 창조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하면 놀라운 효과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고, 실제로 저자는 오랫동안 이 몰입을 통하여 난관에 봉착한 연구의 문제점들을 해결하였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몰입의 효과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몰입은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건 활용할 수 있는데, 일상 생활에서도 책을 읽을 때나 바둑을 둘때, 혼자서 기도 또는 명상을 할때, 걸을때,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함께 보낼때, 스포츠 경기를 할때, 일을 할때 등등 본인이 대하는 상황 언제 어디서나 이 몰입은 적용된다. 이렇게 몰입이 된 상태에서 나중에 느끼는 거지만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어떤 경우에는 극히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해낼 수도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생각지도 못했을 만큼 훌쩍 지나 있는 시간에 놀라게 된다.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랑 있을 때 시간은 토끼가 로켓을 타고 날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몰입의 효과가 중요하다. 시간의 흐름이 빠르고 늦고와는 별개로 과연 몰입을 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저자는 일반적인 흔한 문제가 아니라 정말 해결이 어려워 보이고, 도전할 만한 일에 몰입하는 것이야말로 생산적이고 놀라운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몰입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두 가지가 있고, 여기에는 수동적인 몰입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몰입이 있다. 수동적인 몰입은 우리가 원치 않더라도 어떤 급박한 상황이나 문제에 직면해서 어쩔 수 없이 하지 않으면 안되는 몰입이고, 이때에는 절박함이 우리를 몰입으로 밀어 넣기 때문에 문제나 일이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그런 상황을 벗어나게 된 이후에는 더 이상 몰입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태를 연구해서 능동적인 몰입을 이용해 어려운 난제들을 해결하는 일에 활용할 수도 있지만 주의할 점은 위에 설명한 절박한 몰입과 능동적인 몰입이라도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면 건강에 해로운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부작용을 없애고, 정신적인 행복과 놀라운 성취를 위해서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는 슬로우 몰입과 상태 유지가 관건이고, 가장 중요한데 이에 대한 설명은 책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