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5. 13:32

가을철 별자리, 안드로메다(Andromeda)

얼큰 공주(?)로 통하는 안드로메다는 가을 밤하늘에서 큰 별자리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그 모습은 안타깝게도 파도가 치는 이디오피아 해안 절벽에 쇠사슬로 묶여 다가오는 괴물 고래를 기다려는 가련한 상태입니다. 그 이유는 앞 포스트의 카시오페이아와 케페우스 별자리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왜 얼큰이라고 하냐면 가을철의 대사각형인 페가수스 자리의 네모가 바로 공주의 얼굴이기 때문이죠. 즉 이 두 별자리가 별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별들을 공유하는 별자리가 더러 있습니다.

쇠사슬에 결박당해 있는 양쪽 팔이 서로 길이가 안맞아 한쪽이 좀 짧은데 ㅡ.ㅡ 그냥 한쪽 팔이 접혀졌다고 생각합시다. 이미 페르세우스와의 이야기를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공주가 구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기다릴 사람마저 없는 그 심정이 얼마나 참담했을까요. 다가오는 거라고는 저 멀리서 입맛 다시며 씐나서 꼬랑지를 살랑 살랑 흔드는 괴물 고래 뿐.. 빠밤~ 빠밤~. 만약 이게 케이블 드라마라면 여기서 `1분 후에 계속됩니다`가 나올 시점입니다.

대기 상태가 좋고, 맑은 가을 밤에 쌍안경으로 안드로메다 발 주위를 보면 이디오피아 해안에 부서지는 하얀 파도의 거품이라는 설명이 눈으로 확인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엔 멋진 은하들도 있는데 유명한 안드로메다 은하 M31은 맨 눈으로도 볼 수 있고, 관측 장비로 확인한 결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게 판명되었습니다. 이 은하는 우리로부터 250만 광년 떨어져 있고, 우리 은하에 비해 1.5배 정도 더 큽니다. 이 안드로메다 은하 주위에는 또 메시에 M32 타원은하와 M110도 있습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제물로 고래에게 먹힐 위기에 처한 안드로메다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마침 그때!! 운명이었는지 페르세우스가 그 위를 날고 있다가 아래를 보니 어떤 여인의 형상이 바위에 묶여 있었고, 바람이 불어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날리지 않았다면 무슨 조각으로 보고 지나칠뻔 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한 페르세우스가 아래로 내려가 상황 파악을 하고 보니 여인이 아주 아름다운지라 헤라클레스와 아틀라스가 벌인 두뇌전의 속도보다 더 빠른 광대역 LTE-A의 속도로 머리를 굴려 여인을 구하게 되면 결혼을 승낙해줄 것을 요청하고, 빛의 속도로 OK 응답을 받은 후 다가오는 괴물고래와 일전을 벌이게 됩니다.

괴물 고래가 모습을 드러내고 코앞까지 다가오자 공주의 아버지인 케페우스 왕은 어쩔줄을 몰랐고, 왕비 카시오페이아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까무러쳤습니다. 용감한 페르세우스만이 고래를 향해 검을 휘둘렀는데 아무리 신의 핏줄이자 영웅이라고는 해도 페르세우스 혼자 무지막지한 괴물 고래를 그것도 바다에서 당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 힘이 딸릴때쯤 한 가지 묘안이 떠올라 들고 있는 봇짐 자루 속에서 처치했던 메두사의 머리를 꺼내 고래에게 보여줍니다. "자! 봐라~" 고래는 저게 뭔가 싶어 보는 순간 그대로 돌이 되어 바다 속으로 가라 앉았고, 안드로메다는 구사일생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죽을 운명에서 딸이 살아난데다 용감하고 또한 잘생긴 새신랑이자 사윗감까지 얻게 된 급반전의 해피엔딩으로 이 두 사람은 혼례를 올리게 되고, 이 잔치에서 별로 좋지 못한 소동도 일어나지만 페르세우스의 기지로 다시 한 번 수습을 하며 행복한 신혼을 보냈겠죠? 그 이후에도 오래도록 행복하게 잘 살았는지는 자료가 없습니다. 결혼식에서 일어난 소동 역시 케페우스 별자리를 소개한 포스트에 나와 있습니다.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이야기

네, 네.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이야기를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페르세우스`가 이디오피아의 하늘을 날고 있다가 우연히 아래를 보니 웬 머리카락 휘날리는 여인이 해안가 절벽의 바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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