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16. 14:54

2010년 새해 계획을 `만년` 다이어리와 함께

작년에 애드찜 DB가 하드웨어의 물리적인 손상때문에 백업본까지 손실되어 결국 복구를 하지 못하는 사고로 홍역을 치른 후 기존에 간격을 두고 하던 피자와 다이어리 응모 이벤트를 한동안 매일 했었고 그 기간에 받았던 애드찜 다이어리. 이 사건 아니었으면 별로 관심 두지 않고 지나갔을 테지만, 그냥 한 번 응모해 봤지요.

내심 피자가 당첨되길 바랬으나 이건 꽝! 하지만!! 그 대신에 다이어리가 당~첨이 되었습니다.... 만 이미 2009년도도 벌써 반이 훨씬 넘어 후딱 지나가려고 폼을 잡고 있는 마당에 다이어리를 받아봐야...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당첨된 게 어디냐 하면서 택배를 기다려 물건을 받았습니다. 오우~, 황공하옵게시리 운영자 친필 메시지가 들어있더군요.

 

포장을 열고 물건을 펼쳐보니 맨 첫 장에 세계지도와 세계시각이 나와 있습니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감각이 살아있네요. ^^

그 다음은 년간 계획 페이지. 여기까지는 일반 다이어리랑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 그 다음을 펼쳐본 순간 생각하고 있었던 걸 여지없이 엎어버리는 반전이 일어났지 뭡니까. 그러니까 완전 허를 찌르는 고정관념 탈피 아이디어 반짝~ * 네,... 으례 다이어리 하면 년도와 월, 그리고 날짜 이런게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하는게 상례지만 이건 그게 하나도 없습니다.

월은 물론 주 단위 역시 비어있는 센스. 채우려면 먼저 비워라! 너무 멋지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되면 어느 년도에 써도 되는 그리고, 아껴서(?) 쓴다면 1년 이상 계속 쓸 수도 있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할 수도 있을 만큼 두께도 두툼하거든요.

이 다이어리에는 전화번호부나 주소록이 별도 전용으로 있지 않는 것도 참 좋아 보입니다. 대신 그것들을 포함해서 읽기로 생각한 책이나 보기로 한 영화, 가볼 곳, 사고 싶은 신상들의 구입목록 등의 리스트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활용하기 나름이라 공부해야 할 분야와 진도, 장 보러갈 목록, 기타 해야할 일들에 대해서 기록을 해 둡니다. 그리고, 끝난 일이나 다 한 일은 선을 그어 지워줍니다. 이것도 습관을 들이면 재미가 쏠쏠한데 특히 볼 영화목록들을 적어놓고 하나씩 지우면서 감상하는 것도 일종의 즐거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월이 좀 흐른 후 목록들을 다시 보면 자신이 살아온 기록과 했던 일들을 쭉 훑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신의 지나간 삶과 생활을 잠시 관조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여러가지 면에서 다각도로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메모 혹은 기록의 중요성은 대단합니다. 사람들은 귀찮다거나 경험이 없어서 쓰는 걸 습관화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일단 기록을 해두면 눈 앞에 할 일이나 어떤 대상에 대한 정리가 일목요연해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머리가 한결 홀가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죠. 그걸 기반으로 일의 순서를 정해 처리하면서 그렇게 한 일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면  보람도 생겨납니다. 다 못했다고 해서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못한 것은 다음날 할 일에 적고,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면 되죠.

 

그러니까 다이어리는 컴퓨터로 치자면 메모리쯤 됩니다. 하드디스크가 아닌 주기억 장치. 실제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 아닌 해야 할 업무지시나 작업 스케쥴러 같은거요. 이걸 적지 않고 머릿속에만 둔다면 맴돌기만 하고, 점점 복잡해져서 나중엔 기억도 나지 않지만 일이 자꾸 쌓이기만 할 겁니다.

피자가 당첨되지 않았다고 잠시 가졌었던 실망이 부끄러워짐을 느낍니다. ^^ 피자는 한 번 먹고 치우면 그만이지만 이 다이어리는 오랫동안 내 곁에 남으리~.  현재 쓰고 있는 다이어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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