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6. 12:51

별자리 이야기 - 게자리(Cancer)

동쪽 하늘의 `레굴루스`, 서쪽 하늘의 `프로키온`, `폴룩스` 사이 검은 심연에는 천구의 적도와 황도가 지나간다. 그런데, 과연 별들 사이의 공간은 텅 비어 있는 것일까? 나선 은하의 팔들에선 별들 사이의 공간이 비교적 또는 상대적으로 가스와 먼지로 `가득차` 있다.

별들 사이에 있는 장미나 원추성운의 사진에는 이들 구름이 매우 두껍게 나타난다. 그러나 `성간물질(interstellar matters, 星間物質)`의 평균 밀도는 지구의 대기보다 훨씬 낮고, 대개 세제곱 센티미터당  몇 개의 원자가 있을 뿐이다.그리고, 몇 조 개의 가스 원자에 대해 하나의 먼지 입자가 있다. 그러나 물질의 이러한 낮은 밀도도 우리 은하의 먼 부분에 있는 별빛을 흐리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외로운 별`로 알려진 `알파르드(Alphard)`는 눈에 띄는 별이 전혀 없는 이 부분의 하늘에서 홀로 빛난다. 그러나 알파르드는 거대한 물질 변형 기관인 우리 은하의 한 부분이다. 밀집된 성운에 있어서 별들 사이의 매체는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데 필요한 물질들을 제공한다. 별의 핵에 있는 용광로에서는 가벼운 원소들이 무거운 물질들로 융합된다. 별은 이 격렬한 죽음의 고통을 통해서 새로운 물질을 우주 공간 속에 흘려 별들 사이의 매체를 풍부하게 한다. 이렇게 해서 은하의 물질은 별을 통해 계속 재순환 된다.

`게자리(Cancer)`에는 4등별보다 더 밝은 별이 없다. 따라서, 관측 조건이 아주 좋지 않으면 게의 모습을 보는게 당연히 아주 어렵다. 눈에 두 개의 별, 집게발에도 두 개의 별, 그리고 뒷발에 다섯번째 별이 있다. 게자리 별들의 어느 것도 특별히 잘 보이는 것은 없기 때문에 이들 희미한 별들속에서 게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대단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남동쪽에 있는 별 `아쿠벤즈(Acubens)`는 `집게발`을 뜻하고, 남서쪽에 있는 `알 타르프(Al Tarf)`는 `끝`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다른 많은 별들처럼 이들도 아라비아 이름을 가지고 있다. 게자리는 고대의 별자리로 서기 2세기경 알렉산드리아의 천문학자 `클라우디오스 프톨레마이오스(Klaudios Ptolemaeos)`가 만든 `알마게스트(Almagest)`란 책에 정리된 48개의 별자리들 중 하나이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위대한 그리스 천문학 전통의 마지막 부분을 장식한 사람이다.

게자리는 황도 상의 12별자리 중 하나이다. 황도는 게의 남쪽 눈을 나타내는 별 근처를 통과한다. 태양은 한여름에 이 길로 들어선다. 8월 1일, 태양은 거의 정확하게 게의 남쪽 눈에 위치하게 된다. 또한 달은 매달 이곳을 통과하는데, 가끔은 황도의 약간 위로, 가끔은 약간 아래로, 어떤 때는 이 별자리의 별들을 가리며 지나간다. 만약 게자리에서 밝은 별을 보았다면 그것은 사실상 행성이다. 여기서 `사실상`이라고 한 것은 `신성(新星, nova)`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이 아주 희미하게나마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