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8. 15:49

브릭 맨션(Brick Mansions, 2014). 파산 도시 디트로이트의 13구역

1년 전인 2013년 7월 중순 즈음, 미국의 디트로이트 시가 20조의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지구촌을 강타했습니다. 이미 예견된 사태이긴 했지만 막상 일어난 현실에 사람들의 충격은 적지 않았습니다. 영화 로보캅의 배경 도시이기도 하며 한때 북미 최대 자동차 도시였던 디트로이트는 도시 재정이 파탄나기 시작해서 시 당국의 재정이 급감하자 공무원 수를 감축했는데 가장 먼저 경찰인력의 30%를 삭감해 버렸습니다. 놀랍게도 80년대에 나왔던 로보캅 영화가 선견지명이 있었습니다.

공교롭지만 미드 수퍼내추럴에서도 종말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디트로이트.. 돈이 없어 공공 인프라가 망가진 시는 치안부재 상태에서 200만이었던 인구도 70만으로 줄었습니다. 일반 가정의 평균 수입은 미국 평균 4만 9,000달러의 절반을 약간 넘는 2만 8,000달러에 불과하고, 2011년을 기준으로 빈곤층 비율은 36%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부자들은 걱정없습니다. 머니가 있으니까요. 어디서나 없는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영화에서는 처음에 시장을 비롯한 개발세력들이 시를 재개발하려고 합니다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브릭 맨션의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걸리적거리는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 문제 해결에 총대를 맨 시장이 선택한 정리라는 것은... 영화 초반에 펼쳐지는 3분 정도의 속도감 느껴지는 야마카시 파쿠르 러닝씬은 `13구역` 못지 않게 호쾌하면서 볼만했고, 이제는 고인이 된 `폴 워커`가 언더 커버 비밀 경찰로 나옵니다.

영화 13구역과 다른 점은 작품 후반에서 민중들이 행동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는다는 것과 그걸 통해 사람사는 세상의 기쁨과 희망을 말하고 있는데 아쉬운 점은 항상 그렇듯이 1%에 부역하는 정치인이나 관료 등의 꼭두각시들만 단죄할 뿐 그 너머의 본질적인 핵심은 건드리지 못하기는 여기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문제 제기와 결말만으로도 많은 관객들이 힐링받기에 충분하지 않을까요.

폴 워커를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