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9. 18:50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 8점
스티브 도나휴 지음, 고상숙 옮김/김영사

예전에 어떤 책을 읽고 나서 책 제목만 보고 구입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은 적이 있었지요. 그래서 목차도 보고, 다른 사람들이 쓴 서평이나 상품평도 읽어보고, 아니면 직접 서점에 나가서 책을 훑어보기도 합니다. 또, 한번씩 인터넷 서점의 이벤트 참여로 해당 도서를 구입하거나 반값 할인 도서를 구매한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해서 나온 결과는 1번 실패, 1번 성공...

그중에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책이 바로 여기서 소개하는 작품입니다. 저자는 인생을 결국 정상이라는 목표를 가진 산악등반이 아닌 사막 횡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끔은 목표의식을 가지고 등산을 하는 산행이 될 수도 있겠지만 크고 길게 보면 그것 역시 큰 사막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 사막에서 필요한 건 지도보다는 나침반이 더 유용하다는 것이 글의 요지입니다.

사람의 인생에는 크게 돌아가는 운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것은 재수나 요행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운명의 수레바퀴에 비유할 수 있는 개념인데 언덕을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고, 잘 나갈때가 있으면 그렇지 않을 때가 있으니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전에 인생에서 이혼과 실직이라는 중년의 위기를 겪었으며 그때의 경험에 더해 혹독하게 추운 파리의 겨울을 피해 따뜻한 남쪽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을 여행하는 체험 이 2개의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너가는데 필요한 6가지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짧은 분량에 담겨있는 내용이 서술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쓴맛을 경험한 사람의 내면에서 우러나온 진심이 배어있는 사색과 깨달음으로 얻어진 느낌이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공감되며 알 수 없는 우리네 인생에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어떤 쓸쓸함이나 고독, 슬픔, 안타까움 이런 것들조차 우리 생애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동전의 양면으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삶의 한 자락이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면 비록 지나올땐 몰랐지만 우리가 사막을 어디까지 또 어느 정도 건너왔는지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경계선을 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사막을 사랑했다.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절을 보냈던 곳이 사막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 인간의 대지(바람과 모래와 별들), 생 텍쥐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