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31. 16:56

메시에(Messier) 목록과 샤를 메시에

아주 맑은 날 밤에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게자리의 특이한 `희미한 점`인 벌집 성단은 M 44란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것은, 프랑스의 천문학자 `샤를 메시에(1730~1817, Charles Messier)`가 만든 성운 목록에서 44번째에 들어 있는 것이다. 메시에 목록에는 107개의 대상이 정리되어 있다. 처음엔 100개였다가 20세기에 들어와서 10개가 추가되었는데, 앞의 것과 중복된 것이 있어서 실제는 107개가 되었다.

샤를 메시에는 혜성 탐색가였다. 혜성은 태양 둘레의 궤도를 도는 태양계의 구성원이다. 혜성은 아주 밝은 것들을 제외하고는 희미한 빛의 얼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광학적인 기구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이 `얼룩`은 그 움직임에 따라 혜성으로 인식될 수 있다. 메시에는 일시적으로 혜성으로 오인할 수 있는 천구 위의 다른 얼룩점들(정지된 얼룩)의 목록을 펴냈다

그는 이들 100개에 대해 정리했으며 그가 목록에 넣은 대상들 중 `플레이아데스(Pleiades)`는 맨눈으로도 별무리인 것을 알 수 있다. 벌집 성단과 같은 것들은 망원경의 도움을 받아야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메시에 목록에 들어 있는 대부분의 대상들은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희미한 빛의 부스러기일 뿐이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우리는 여전히 이 대상들 대부분을 메시에 숫자로 부른다. 이 `희미한 얼룩점`들을 정리한 메시에 목록은 메시에가 상상하지 못했던 중요한 대상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목록은 오늘날에도 그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메시에 목록의 얼룩점들은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그 중 하나는 이 근처 하늘에 있는 대상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벌집 성단과 같은 것들로 우리 은하의 나선 팔에 위치한 '산개 성단(open cluster)'들이다. 이 산개 성단들은 대개 수백 개의 별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천 개 이상이 발견되었다. 메시에 목록의 두번째 형태는 `헤르쿨레스` 자리의 M 13과 같은 것으로 수만에서 수십만 개의 별들이 조밀한 공 모양을 하고 있는 성단이다.

이들 `구상 성단(globular cluster)`들은 은하의 나선팔 바깥에 있는데, 중력에 의해 은하에 묶여서 일종의 후광을 형성하고 있다. M번호를 가지고 있는 희미한 점의 세번째 종류는 가스 상태의 성운이다. 이들 중 일부는 황소자리의 유명한 게 성운인 M 1처럼 신성이나 초신성의 폭발 때 떨어져 나간 별들의 잔해이다. 다른 것들은 오리온자리의 대성운인 M 42-43처럼 우주 먼지와 가스가 팽창하여 형성된 구름으로 이곳에서는 새로운 별들이 태어난다. 이 대상들의 정체를 밝혀 내기 위해서는 샤를 메시에가 18세기에 사용했던 것보다 훨씬 커다란 망원경이 필요하다.

3월 하늘의 거대한 검은 심연 속에는 또 다른 희미한 별자리들이 있다. 아주 맑은 날이 아니면 `살쾡이자리(Lynx)`의 별을 하나도 볼 수 없다. 설사 그들을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고양이과의 작은 동물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이 별자리를 이루는 희미한 별들의 선을 단순히 하늘을 가로질러 먹이에 살금살금 접근하는 살쾡이의 발자국으로 생각하는 것도 괜찮다. 살쾡이자리 알파별(alpha Lyncis, 알파 린키스, 3.3등별)은 이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고 찾아내기도 쉽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쌍둥이자리와 북두칠성 사이의 어둡고 텅 빈 공간인 게자리의 바로 북쪽에 이 별자리가 있다.

`바다뱀자리(Hydra)`는 종종 `머리가 여럿 달린 괴물(many-headed monster)`이나 `물뱀(water snake)`으로 불린다. 별이 별로 없는 3월의 별밤에서 다른 별자리들처럼 바다뱀자리도 특별히 눈에 띄는 별자리는 아니다. 더구나 이 별자리는 남쪽 하늘의 낮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대부분의 북반구 관측자들에게는 찾아보기 어려운 목표물이다. 바다뱀자리는 길이나 넓이 면에서 볼 때 밤하늘의 모든 별자리 중에서 으뜸이다.

이 수중 괴물의 뒤틀린 긴 몸체는 하늘 둘레의 1/4에 걸쳐 뻗어 있다. 이 별자리의 별들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알파르드(Alphard, 알파별, 이등별)`라는 별뿐이다. 남쪽 지평선의 시야가 좋다면 별 어려움 없이 알파르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부근의 하늘에서 이 별과 견줄 만한 별은 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