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6. 13:59

춘분과 `부활절(Easter)`

태양은 긴 호를 그리며 북쪽으로 움직이고, 우리는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다. 태양은 핵융합 과정을 통해 매초 6억 5천7백만 톤의 수소를 6억 5천3백만 톤의 헬륨으로 바꾼다. 이 과정에서 손실된 4백만 톤의 질량은 에너지로 바뀌어 열과 빛의 형태로 공간에 방출된다. 지구는 이 에너지 중 단지 100억 분의 5 정도, 소멸된 4백만 톤의 질량 중 단지 2Kg 정도 만을 매초마다 흡수할 뿐이다.

태양의 입장에서 볼 때 이 미미한 양은 지구의 입장에서는 낮과 밤의 차이를 가져온다. 또한 여름과 겨울의 차이를 가져오고 나아가 삶과 죽음의 차이를 가져오기도 한다. 4월이 되면서 우리는 태양을 향해 몸을 돌리기 시작한다. 태양은 점점 더 하늘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북반구에서 햇볕은 땅 위 수직으로 내리쬐고 땅은 이에 반응한다. 여름이 오면 태양 질량 중 대략 1억분의 1Kg이 매초 우리가 있는 곳으로 떨어진다. 겨울에는 그 절반도 안 되는 양이 떨어진다. 태양의 소모된 질량 중 1억분의 1Kg은 계절의 균형을 겨울로 되돌리거나 봄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양의 전부이다. 아마 겨울은 우리가 태양의 고마움을 생각하게 하는 계절인지도 모른다.

부활절은 3월 22일에서 4월 25일 사이의 하루이다. 그 날은 전통과 교회법에 따라 춘분 이후 첫번째 보름 다음에 오는 첫 일요일에 해당한다. `춘분(春分, spring equinox)`은 태양이 천구의 적도를 가로질러 북쪽 하늘로 들어서는 날이다. 이 현상은 대개 3월 21일이나 그 무렵에 일어난다. 보름은 그 다음달의 아무 날에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부활절은 `움직이는 명절`이다. 부활절은 잘 알려진 종교적 중요성 이외에도 아름다운 자연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날은 햇볕이 따사로워지고 자연이 다시 태어나는 것을 축하하는 시간이다. 이 축제에 사용되는 토끼와 달걀은 태양을 향해 다시 돌아선 우리 행성 북반구의 새로운 퐁요에 대한 상징물이다. 남반구에서 이 종교적 축제는 자연의 생동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 무렵 남반구는 가을이기 때문이다. 동쪽에서 떠오르는 4월의 만월은 종종 `에그문(Egg Moon, 계란 달)`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자자리(Leo)`는 그것이 나타내고자 하는 신화 속의 모습을 쉽게 연상하게 하는 별무리이다. 일등별들 중에서 `레굴루스(Regulus)`만이 홀로 이 부분의 하늘에 위치한다. 근처에 이 별의 밝기에 비교되는 별이 없기 때문에 레굴루스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때에는 행성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레굴루스 위쪽에 있는 반원으로 놓여진 별들은 사자의 위엄있는 머리를 표현하고 있다. 사자의 엉덩이와 꼬리를 나타내는 삼각형의 별들은 그 동쪽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레굴루스와 그에 연관된 별자리는 고대부터 `왕권`의 개념과 연관되었다. 밝은 별자리가 거의 없는 이 부근의 하늘에서 사자가 `백수의 왕`인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