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24. 14:10

오늘만 4,000원 우리 동네 `불고기 피자` 한 판과 일상의 배려

우리 동네에서 맛있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피자가게가 있는데,
어제 하루 동안만 50% 할인해서 불고기 피자 라지 한 판을 4,000원에 팔더군요.

할인을 안 해도 착한 가격인데 이런 거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당근 피자가게로.. 벌써 사람들이 5~6명이 와서 진을 치고 있네요.

가게가 좁아 벌써부터 비좁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역시 부지런합니다.

이 피자는 좀 독특하게 `우리 쌀`과 `우리 밀`로 도우를 만드는데
거기다가 `현미`와 `검은깨`도 들어갑니다.

 

그래도 가게에서 준비를 잘했던지 피자가 금방 금방 나오더군요. 그런데...
원래 한 사람에 한 판씩만 판매한다고 분명히 전단지나 가게 앞에 붙여놨지만

어떤 아주머니.. 10판을 주문하더군요.
문제는 이 아줌마가 저보다 먼저 왔다는 겁니다.. 

주인 아저씨도 약간 당황하면서 주저하더니 아주머니의 주문을
거절은 못 하던데 주인 아저씨의 입장이 이해는 가더군요.
거절하면 아줌마의 입을 타고 흐른 입소문이 맘에 걸릴 것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디서 뭐 한다고 하면 거기가서 뽕을 뽑아야만
직성들이 풀리는가 봅니다.

 

결국 이 아줌마가 주문한 10판이 나오는 사이 뒤에 한 명씩 온 사람들이 나중에
돌아가는 판세를 알고는 급기야 한 마디씩 하더라구요.

그 아줌마는 무안함을 느끼기는 하는지 계속 바쁘다는 말만 되풀이 하던데
그런다고 무마가 되지도 않겠지만 도대체 피자 10판 주문하는 거 하고 바쁜거 하고
무슨 상관인지..?

우리나라 사람들 흔히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는 자기가 좀 편하고자 하는 경향이
다분하지 않습니까. 자기만 바쁘다는 생각은 도대체 얼마짜리 수준의 생각인지..

10판이 나오는 동안에도 주인 아저씨, 약간 짜증섞인 표정과 함께 뒤에 줄을 서 있는
다른 손님들의 눈치를 한 번씩 힐끔 쳐다보는 모습이 약간 안스럽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사장님, 천천히 하세요"라고 한 마디라도 해줄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언젠가 대형 마트의 압박을 받는 시장 수퍼마켓에 가서 물건을 좀 사자는
생각으로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려는 순간 어떤 아주머니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바쁘다는 말과 함께 갑자기 끼어들어 자기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는 계산을
하는게 아닙니까.

내가 산 물건도 2개 밖에 되지 않는데 가게 주인도 아무 생각없이 끼어든 아주머니부터
먼저 계산을 하는 무개념 어처구니를 보고, '우리는 아직도 많이 멀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째 글을 쓰다 보니 나이 든 아주머니들을 성토하는 내용으로 흐르는 것 같은데요
그럴려는 의도는 아니고 ^^

 

다만,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의 에티켓은 정말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자 함입니다. 하루빨리 이런 마인드와 문화가 정착을
내려야 합니다. 솔직히 별 기대는 안 합니다. ㅎㅎ

타성에 젖어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만 하고 지나간다면
언제까지나 바뀌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방법은 있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요. 오래 걸리겠지만...
그나마 젊은 세대들은 이런 면에서 희망은 있습니다.

어쨌든 피자는 맛있습니다. 먹는 거는 언제 어디서든 맛있게 얌냠~.
한 조각 하실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