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11. 14:46

100년만에 돌아온 아픈 역사의 현장. `하얄리아` 반환부지 방문 - 1

버스에서 내려 국립부산국악원을 통해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는 하얄리아 반환부지로 갑니다. 날씨는 참 좋네요. 더웠어요.

이제껏 언제나 먼 발치서 입구만 바라보았던 그 곳을 오늘 직접 두 발로 들어가보니 이것도 역사적인 날인가요.

부지 앞에는 개방을 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뉴스를 통해서도 이미 안내가 된 사항입니다.

일제 강점기때는 경마장으로, 해방 후에는 줄곧 미군의 주둔지로 우리 땅이면서도 100년이나 우리 것이 아니었던 곳 `하얄리아`.

입구에 들어가도 막아서는 흰둥이 양키 베이비들이 없고, 사진을 찍어도 제지를 받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비일을 보시는 분들로부터 "어서오세요"라는 말을 듣습니다. 네, 우리 땅입니다.

입구는 좀 좁게 보일지 몰라도 일단 들어가면 탁 트이고 아주 넓은 부지가 나타납니다.
저 앞에 고층 아파트만 없으면 이거 시간의 벽을 통과해서 60년대로 돌아간 느낌을 제대로 받습니다.

견인당한(?) 미군차량을 보니 어째 묘한 감정이 드는데 ㅋㅋㅋ
머지 않아 현실이 될 미국의 처지와 겹쳐 보이는 느낌입니다.

조금 걸어가니 왠 옛날 국방색 군복을 입은 국군 두 명이 걸어갑니다.
요새도 저런 군복을 입고 다니는 군인이 있었나...?
이거 아무래도 60, 7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군..

조그만 건물에 예술가들이 `하얄리아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입구에 들어서니 부지를 안내하고 있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있네요.

전시를 위해 한창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인 모습이었는데, KNN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나와 있더군요.

이렇게 입구 벽면쪽에는 다녀간 시민들이 적어놓은 짤막한 소회와 바램들이 붙어있습니다.

미군들이 모두 떠난 넓은 부지에는 적막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는데
평일이어서 그런지 방문하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부지 곳곳에서 미군들이 사용했던 시설들이 어디에나 있었고,
여긴 접근이 금지된 곳들도 많았습니다.

일반적인 시설은 내부도 개방이 되어있으니까 날씨 좋은 휴일에
가까운 사람들과 이리 저리 구경하면서 걸으면 시간 보내기에 좋겠어요.

여기는 미제 양키들이 모여서 공놀이 하던 곳인가 보네요.
영화나 TV에서 보던 미국고딩들의 학교 체육관 시설하고 똑같습니다.

이제 이 곳을 도심속 공원으로 꾸민다고 하니 시민들을 위해 잘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일반 시민들에게 부지를 개방한다 해놓고서는 막상 가니까
접근을 금지한 제한 구역이 있고, 또 이렇게 추가로 제한 구역을 설치하고 있던데,
이러면 개방이 무슨 의미가 있나? 이 판국에 제한할 게 뭐 있다고..

이토록 넓고 아름다운 부지를 보고 처음 여기 발을 디딘 양키들이 얼마나 감탄을 했을지 상상됩니다.
그래서 최초로 부임한 사령관이 이 곳의 이름을 아름다운 인디언들의 초원 이름으로 정했다고 하네요.

사진 왼쪽에 있는 일련의 무리들이 심상찮아 자세히 살펴보니...
음, 역시 60년대로 돌아온 거 맞아. 여긴 시간이 이상하게 흐르고 있는 장소인가..

미군이 모두 철수했는데 남아있는 미군장성? ㅋㅋ
계급이 높은 군인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다니..

알고보니 여기서 SBS 2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자이언트` 촬영이 진행되고 있더라구요.
부지의 나머지 부분은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