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30. 13:53

아직도 그리스가 복지로 망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보오.

1. 그리스가 복지로 망했다?

차라리 복지라도 함 제대로 하고 망했으면 국민들이 저렇게 정부를 향해 욕을 해대는 대신 위로의 박수라도 쳐줬겠죠. 부정부패로 찌든 정권이 국민들을 위해 복지할 정신이나 있었을라나. 여기서 잠깐! 복지와 포퓰리즘을 혼동하면 안됩니다. 이미 망해가기 시작한 시점에서 포퓰리즘 남발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죠. 반면에 복지는 필요하고, 좋은겁니다.

윗물이 썩었는데 국민들이라고 언제까지 정권과 나라를 위해 고분고분할 수만은 없죠. 부정부패는 기본이고 부자감세와 탈세라는 도덕적 해이에 그리스 국민들도 어차피 이판사판이면 우리도 함 맘대로 해보자 그 결과가 지금의 막장입니다. 복지로 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어떤 식의 복지에 얼마의 비용이 들어갔는지 등의 부연 설명은 하나 없이 그냥 복지로 망했다, 끝~?

2. 급진 좌파 정권이 무능해서 망했다?

ㅎㅎㅎㅎ 그리스가 저리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벌써 수 년 전부터 예고된 만성 고질이었습니다. 단지 여지껏 미루고, 버티면서 용케 시루다가 여기까지 오게된 것이죠. 그리스 국민들도 더 이상 잃을게 없다며 급진 좌파에게 정권을 밀어줬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 일입니다.

우리도 만약 경제가 망해서 2018년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가정한다면 경제 파탄의 책임이 박근혜 정권에 있습니까, 아니면 새로 바뀐 정권 탓입니까, 그래도 참여정부를 들먹이는 인간들 여전히 있을거야 ㅋ 하달된 매뉴얼 지침이거든.

그리스가 역사적으로 우리랑 닮은 점이 바로 우리가 친일파를 제대로 처단하고, 단죄하지 못했던 것처럼 저들도 나치에 부역한 매국노들을 응징하지 못하고, 오히려 미국의 은밀한 공작과 뒷거래로 우리처럼 다시 권력을 잡고, 요직을 차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를 위해 헌신했던 많은 애국 지사들이 탄압을 받거나 죽었습니다.

그 뒤로 우리처럼 토건족들과 정치권의 정경유착을 비롯해 오랜 세월 부정부패와 비리가 만연했고, 유로 존에 가입하면서 밀려들어 오는 차입금에 마치 당장 부자가 된 것처럼 착각하며 온 나라와 국민들이 빚을 내 소비하는 탐욕과 부동산 거품에 정신이 없었는데 바로 이게 오늘날 흥청이 망청이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아마 지금 미국은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을겁니다. 비록 좀 어그러지고,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었지만 다시 일어서 세계의 경제를 휘어잡으려고 하는 이때 여건이 무르익고 타이밍이 절묘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손보려고 벼르고 있는 가장 큰 상대는 중국인데 여기에 유럽 연합도 저리 어깃장이 나니 잘하면 일타쌍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 이걸 다 염두에 두고 기다린 거 아닐까. 숭악한데, 양키들 ㅎ

미국은 우리와는 경제 규모나 시스템이 구멍가게와 대형마트 수준 차이 이상입니다. 그래서, 한치 앞도 못보고 주먹구구식으로 때우기에 급급한 우리나라와 달리 멀리 내다보고 치밀한 가상 시나리오를 마련해 시뮬레이션까지 거쳐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정책을 공개하면 반드시 그렇게 합니다. 우리처럼 하루 아침에 손바닥 뒤집듯이 없었던 일이나 백지화시킬 수 없습니다. 그랬다간 엄청난 신뢰의 손상을 가져오고, 그리되면 공신력에 치명타를 입어 국제 사회의 리더 자리를 잃게 되니까요. 그래서 올해 금리 인상은 이루어집니다.

이번 그리스 사태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유럽 각국의 증시와 미국의 다우지수가 하락하고, 중국의 주식시장도 엄청난 폭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벌써부터 2015년 세계경제 9월 위기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은행 영업정지와 디폴트에 몰린 사태, 그리고 일본의 잃어버린 장기불황 20년 이 두 가지는 우리에게 타산지석.. 반면교사? 아무튼 하여간 이런 요소가 되겠지만 과연 우리가 여기에서 뭐가 됐든 배울 수 있을까요. 만약 우리도 저런 지경에 이른다면 역시 책임지지 않겠지요. 대신 경제부처 탓을 하기 바쁘면서 오히려 책임을 물으며 해체할 겁니다. 그래놓고 우리는 경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하겠죠. 그럼 이것들은 도대체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