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1. 22:00

"고인 뜻 받들어 4대강 막아내겠다" 들끓는 종교계

젊은이들, 투표 좀 하러 가자!!



문수스님 ‘소신공양’ 파장 `4대종단`으로 확산"

"대체 무엇이.." 소신공양 문수스님 추모 잇따라

4대강 사업의 즉각 중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정책 등을 요구한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이 불교계는 물론 종교계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종교계와 4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대강 사업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일 서울 조계사 앞에서 문수 스님을 추모하고 4대강 사업 중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기에 앞서 묵념하고 있다.

공동기도회와 4대강 순례 등을 통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해온 종교인들은 1일 "4대강 사업의 즉각 중단"을 일제히 요구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또 문수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면서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4대강 사업을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조계종 총무원과 승가·재가 단체 등은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으로 받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 장의절차 논의, 합동 분향, 기자회견 등 하루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서울 조계사 '한강선원' 옆에 마련된 문수 스님 분향소에 모여든 불교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4대강 사업 강행을 질타하며 '들끓는 불심(佛心)'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정부를 규탄하는 데는 승가, 재가가 따로 없었다. 스님들로 구성된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는 애도문에서 "뭇생명들의 신음소리가 중장비의 굉음소리에 묻히는 현실, 국민의 생존과 목소리가 무시되는 현실, 인권이 탄압받고 평화가 위협받는 작금의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문수선사의 숭고한 뜻을 지킬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조계종단도 애도논평을 통해 "종단 사부대중 모두의 마음을 모아 애도한다"며 "스님이 발원한 정토세계를 모든 중생들이 함께 이뤄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이날 오후 분향소를 찾아 문수 스님을 추모했다.

불교계 재가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불교청년회는 '죽음을 부르는 4대강 사업 즉각 중단하라'는 애도문에서 "이명박 정권이 강과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다 못해 기어코 출가수행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없이 많은 국민들의 대화 시도 등을 철저히 무시로 대처한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이 이런 사태를 불러왔다. 우리 불교청년들은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 사태와 관련된 모든 자의 책임을 끝까지 추궁할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의 직원모임인 종무원조합 등도 애도문을 발표했다.

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 등 국내 주요 4대 종단으로 구성된 종교환경회의 성직자들도 조계사에서 "스님의 유훈을 받들어 싸우겠다"고 밝혔다. 대한성공회는 제23차 전국의회에서 "4대강 개발사업 중단" "남과 북의 대화의 장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불교환경연대 대표 수경 스님은 이날 "스님의 소신공양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생명의 가치를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할 종교인들에게, 조계종 스님과 사부대중에게 큰 죽비를 내린 것"이라며 "저 개인에게도 큰 결단을 하라, 큰 행동을 하라는 가르침을 줬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