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23. 16:14

<영화 리뷰> 헤이트풀(Hateful) 8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에는 특유의 코드가 있습니다. 난무하는 폭력과 사실적인 연출, 쓸쓸함이 베어들며 비장함까지 살짝 느껴지는 음악, 몇 개의 챕터로 나누는 진행. 그걸 특색이라고 그러져. 또한, 특유의 색깔도 있으니 그것은 빨간색.

`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 1992)`과 또 로보캅(RoboCop) 1, 2편을 어릴땐 보기가 좀 불편했는데 언제부턴가 오~ O.O 이러면서 봅니다. 그런식으로 재밌게 본 영화가 황혼에서 새벽까지(From Dusk Till Dawn)하고 킬 빌(Kill Bill). 둘 다 2편도 잘 만들었고, 킬 빌은 3편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상영시간이 160분을 넘기 때문에 전개 부분에서 극의 흐름이 다소 늘어진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 역시 후반전이 강합니다. 눈보라 때문에 머물 수밖에 없는 산장에 도착한 사람들과 그 이전부터 그 산장에 머물러 있던 사람들. 겉으로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인 곳이지만 이후부터 이곳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눈탱이는 누구한테 쳐맞았소?>

<아, 거 말많고 시끄럽네~.>

산장에 모두가 모인 시점부터는 갑자기 대사가 많아집니다. 즉,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그 속에는 사실 여부를 알기 힘든 기만술과 떠보기가 들어있으며 그 과정에서 상대방들의 정체를 파악하고, 나아가 가지고 있는 의도를 알아내려는 놀라운 추리력을 보여주는데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사태에 대처하는 과감하고 확실하게 똑부러지는 방식.

<아무래도 저 새끼들이.. 죽이까?>

마지막에 링컨으로부터 온 편지를 읽는 장면은 하나의 상징성으로 다가옵니다. 링컨 대통령이 만들고자 했던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들고자 했던 그 미국은 어디로 가고, 그림자 세력이 장악한 현재는 무늬만 인권과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이면에 기독교가 득세하고, 자본주의의 극치인 금권 만능주의가 장악한 세상.

<이 새끼도 그냥 죽이까?>

어쩌면 이 영화에서 쿠 감독은 그들을 응징한 건지도 모릅니다. 표면적으로만 보자면 엄청난 폭력이 난무하는 연출이지만 나쁜 놈들에겐 어떤 식의 대접이 마땅한지와 특히 원흉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생각에 통쾌함마저 느껴볼 수 있는 영화.

<어케 공갈치면 잘쳤다고 소문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