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의 소통법,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중에서
대한민국은 현실적으로 교육의 본질을 완전히 상실해버린 나라다. 어떤 면에서는 학문 탐구인지 항문 탐구인지 구분이 안될 지경이다. 학교는 현실적으로 인간관계를 총체적으로 파괴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역기능적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는 소통의 단절을 넘어 적대적 관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학교폭력, 사학비리, 왕따현상, 인격파괴, 추억말살, 개성몰수, 조기유학. . . 대수술이 요구되는 병폐들이 연일 매스컴을 자극하고 있지만 아무도 메스를 집어들지 않는다. 툭하면 입시요강이나 바꾸고 뻑하면 등록금이나 인상하는 방안이 고작이다. 입으로는 교육이 국가백년지대계라고 말하면서 현실적으로는 교육을 국가백년지대개(犬)로 방치해두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홍익인간.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국조 단군의 건국이념이자 교육법의 기본정신이기도 하다. 그 속에는 인간을 널리 사랑하자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제도적 교육은 현실적으로 인간을 널리 사랑하자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제도적 교육은 현실적으로 인간을 널리 사랑하기보다 자기 인생 하나 지탱하기도 벅찬 인격체를 양산해내고 있는 실정이다. . .
. . . 결론부터 말하면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부조리 투성이로 만들어버린 기성세대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냄새가 묻어있는 것이라면 문화고 나발이고 무조건 거부감부터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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