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14. 22:21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

이 책은 법정스님이 수행을 하는 삶을 사시면서 친지와

오랜 세월동안 주고 받은 서신들을 모아 펴낸 책입니다.


책에는 편지의 내용 외에도 사계절을 담은 우리 강산의

모습들이 사진으로 같이 담겨있어 보는 눈을 시원하게

합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도 `술`은 마시지 마라고 말씀

하시는군요.


오늘의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려야 한다 : 1955년 ~ 1956년
그 방이 그립다|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그동안은 죄인이다|이곳에서의 모든 일이 기쁘기만 하다|나 대신 네가 아들 노릇 해 다오|세상이 모르는 곳|가을이 온다|반복되는 일상 속의 위대함을 보아라|중은 세상천지가 집이지|당분간 편지하지 말아라|벗과 책은 가려서 맺어라


언제고 만날 날이 있으리라 : 1957년 ~ 1958년
머지않아 이곳을 떠나|세상일이라는 게 다 한바탕 꿈|네 글에서 내 방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너만 읽어 보아라|가을이 멀어져 간다|번민하고 사색하여라|문학이 스승이다|고통은 완성을 위한 시련|바다에게 안부 전해 다오|술은 먹지 말아라|맹목적인 신앙은 미신보다 더한 것|빈 가지가 허공 중에 외롭다|울지 마라, 울지를 마라


전 우주가 우리의 학교 아니겠느냐 : 1959년 ~ 1960년
고통 바다에서 헤매는 내 이웃을 건지리라|인생학교|책을 보낸다|단단히 공부하리라|내가 나를 키워 나가야 한다|우리는 얼마나 여물었는지|사실 부끄러운 일이다|자꾸만 널 괴롭히는구나|동해 바다가 보이는 한적한 암자를 꿈꾸어 본다|우리의 봄은 우리가 마련하는 것|살아 있음의 의미


과거는 지워져 가지만 나는 나대로 살아가고 있다 : 1961년 ~ 1964년
산승의 거처를 알리지 말아라|읽고 생각하고 쓰는 동안 나는 살아 있다|그저 성실하게,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만이|사실 나는 옛집의 주소조차 잊어버렸다|문득 네 얼굴이 떠오르는 가을날|벗은 우리 인격의 얼굴|기다리마|세월이 만들어 놓은 여백|고향을 다녀와서|세상과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겠지


오늘은 법당에 들어가서 많이 울었다 _1970년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