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22. 15:42

이 더위에 얼음을 뚱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딱 작년 이맘때 '최종병기 활'을 봤었는데 이제 여름엔 사극개봉이 필수코스인가. 무더울때 얼음을 소재로 한 영화 한편을 감상한다. 영조의 세손이 왕으로 즉위하기 직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지금 우리 세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잘 꼬집은 작품이다. 특히 공공의 역할을 민영화로 대체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폐해를 가져오는지도 잘 보여주고 있다.

다른 많은 영화들에서도 그렇듯이 일단은 철없는 시절 멋모르고 한판 당하는 일을 겪은 후 이어지는 절치부심의 와신상담으로 세월을 보내고, 드디어 복수에 나서는 주인공 이덕무. 군자의 복수는 10년 후에라도 늦지 않으리.

그가 세운 계획과 함께 도굴, 운반, 위장과 잠입, 폭약, 잠수, 무술, 정보수집 등의 전문가 집단으로 뭉쳐진 조선시대 어벤저스의 활약,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도 볼 장면들이 있으니 서둘러 일어나지는 마시길. 꼽사리 정군의 실체가 밝혀지는 장면이 보너스로 남아 있음.

주인공이 백동수와 처남 사이인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실제 이덕무의 모습은 영화와는 거리가 좀 있다. 그들이 살았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함께  사심없이 우정을 나누었던 벗들의 모습을 알아보려면 엮인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