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9. 20:28

어렵고 두렵고 고독한 길, 철저히 홀로 극한 수행

깊은 산속 천연 동굴도 있지만
대부분 쪽방 같은 허름한 거처 모인
집단 수행처 7곳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참선·예불
공양은 하루 아침 1끼
1시간 숲속 산책하며 명상

누구의 간섭 없이 수행 “한없이 행복”
주변 오색 깃발엔 불경과 소원 적어

“그저 떠가는 흰 구름, 날아가는 새
흐르는 물소리와 스치는 바람소리뿐”

인도 다람살라 토굴 수행 스님들

인도 다람살라의 수행처인 토굴은 지금도 많은 스님들이 육체적 고행을 통해 극한의 수행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토굴이라고 부르지만 대부분 동굴을 파서 만든 수행처가 아닌 허술한 독립 거처다. 한 사람 누울 침상에 경전이 놓여 있는 작은 책상, 간신히 서 있을 공간, 그리고 식사를 해결할 좁은 부엌이 전부다.

흙벽에 지붕은 양철이나 슬레이트로 비를 막을 정도다. 다람살라 주변엔 이런 집단 수행처가 7곳이 있다. 한겨울의 추위도 견뎌야 한다. 수행처 사용은 무료라고 한다. ‘티베트 어린이 마을’이라는 재단에서 운영을 한다. 빈 수행처에 들어가 수행하면 된다. 한국인 승려 1명을 포함해 모두 36명의 승려가, 방문했던 집단 수행처에서 수행하고 있었다.

물론 깊은 산속에는 홀로, 말 그대로 토굴에서 수행하는 스님들도 있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높은 산속에 천연적으로 만들어진 동굴을 수행 공간으로 삼아 정진하는 전통이 전해온다. 달라이 라마는 최소한 1000일은 동굴 수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0일인 이유는 인간의 몸과 마음은 최소한 1000일의 집중 수행에서 업과 번뇌의 틀이 깨지며, 비로소 깊은 수행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바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토굴 주변엔 오색 깃발들이 히말라야 설산에서 오는 바람을 타고 휘날린다. ‘룽타’라고 불리는 황색, 백색, 홍색, 청색, 녹색의 다섯 가지 깃발에는 불교 경전이 새겨져 있고 깃발의 여백에는 개인의 소원을 적어 놓기도 한다. 룽타가 바람을 타고 하늘에 닿아 부처님의 말씀과 함께 개인의 소원을 이루게 해달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공과 자비 통해 통찰 얻어”

토굴 수행에 대해 청전 스님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토굴 수행은 자기 자신의 절체절명의 상황에 따른 결정이다. 수행자로서 일생에 경험해보고 싶은 필사의 수행 방법이기도 하다. 철저히 자기 혼자뿐이다. 어느 누구도 함께하는 사람이 없다. 그저 떠가는 흰 구름, 날아가는 새, 흐르는 물소리와 스치는 바람 소리, 그리고 가끔 호기심을 품고 곁을 지나가는 산짐승뿐이다.”

과연 그런 수행을 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달라이 라마는 2002년 도올 김용옥 교수와 대화하며 깨달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의 정신과 생각은 항상 맑고 깨끗합니다. 자라면서 어느 순간엔가 공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갑자기 세계가 넓어지더군요. 뭔가 이 우주와 인생에 대해 조금 알 듯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공이라는 진리는 내가 살아가는 데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사물 전체를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자비를 깨달았습니다. 깨달음이 무엇인가를 물으신다면 이 공과 자비를 통해 무엇인가 조금 이 우주와 인생에 대해 통찰을 얻었다는 것, 그것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160914104605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