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12. 22:02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한 노력과 EHT

EHT는 2017년 4월, 다섯 차례에 걸쳐 M87 중심에 있는 블랙홀을 동시에 관측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동시에 관측해도 빛이 각각의 망원경에 도착하는 시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지구는 둥그니까요) 그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보정해주어야 합니다.

정확한 시간 측정을 위해서는 100만 년에 1초의 오차가 생기는 수소 원자시계가 사용되었습니다. 각각의 망원경에서는 1초당 4기가바이트의 자료가 저장되었고, 다섯 차례의 관측으로 모인 자료는 모두 5페타바이트(500만 기가바이트)였습니다.

자료의 양이 너무 많아 인터넷으로 보낼 수가 없어서 하드디스크에 담아 직접 운반해야 할 정도입니다. 이 자료는 2년 동안 분석되었고 결과가 2019년 4월에 발표되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전 세계에서 온 347명의 과학자가 참여했고, 그 중에서 8명은 한국인 과학자였습니다.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서 이런 말도 안되는 황당한 일을 벌일 수 있는 것이 과학입니다.

- 더 위험한 과학책 중에서

EHT(Event Horizon Telescope) : 사상수평선망원경. 블랙홀 영상을 포착하려는 국제 협력 프로젝트이자 여기에 사용하는 가상 망원경의 이름으로 전 세계 6개 대륙에 산재해 있는 8개의 전파망원경들을 연결한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