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27. 00:20

지금 읽고 있는 2018 인구절벽이 온다

2018 인구 절벽이 온다 - 6점
해리 덴트 지음, 권성희 옮김/청림출판

The Demographic Cliff

사실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8장의 내용들이 흥미롭게 보여서인데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 솔직히 새롭거나 관심을 끄는 내용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맨 앞에 나와 있는 한국어판 서문의 내용이 현 시점에서 더욱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경제가 일본을 닮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그렇게 장기불황 디플레이션 시대로 빠져들기 직전인 지금이 부동산을 매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르며, 중국의 `버블경제` 향방에 따라 우리가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도 더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도 올해들어 떨어지기 시작한 수출감소의 낙폭이 더욱 커지고 있죠.

책에서도 중국의 버블이 터지면 거대한 코끼리가 그대로 통나무처럼 넘어지는 듯할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착륙이 발생한다면 그 파급력은 전 세계로 확대될 것이 뻔하고, 다시 예전의 호황기를 맞이하는데에는 상당한 세월이 걸린다는 견해도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의 가장 중심에 있는 절대 이론은 바로 선진국에서부터 시작되는 인구의 감소입니다.

생산 가능인구의 감소에서부터 전체 인구의 감소 속에서 대규모 인구 집단에 뒤이어 그보다 규모가 적은 세대가 등장한다는 것의 의미는 더 이상 집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집값 하락이 필연적이라는 암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청년층보다 노년층이 더 많고, 집을 구매할 사람들보다 죽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은 현대 역사상 전무한 일입니다.

일본은 자연스럽게 부채 버블이 터져 빚이 줄어가는 과정을 허락하지 않고 은행과 대기업들이 파산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경제가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중이고, 자유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이는 황금 거위를 죽인거나 마찬가지입니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은 아무런 주요한 혁신없이 정부가 끊임없는 부양책을 남발하며 낡은 시스템을 부여잡기에 급급하다 보니 경제가 스스로 균형을 잡아 나가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형성하는 선순환을 막아버렸습니다.

정부가 내놓는 단기적인 처방은 집값이 대출금보다 더 떨어지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실질 임금이 감소하며 신용이 악화되고 실직의 두려움에 빠져 살거나 이미 일자리를 잃은 평범한 국민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은행을 부실대출에서, 기업과 투자회사를 과잉 확장과 부채에서 구해주고 있으며 정부의 통화완화책으로 인한 주가 상승의 혜택은 소득 상위 1%, 많게는 10%에게로만 갈 뿐입니다.

지금 세계는 유럽에서 흑사병이 휩쓴 이후 처음으로 앞 세대보다 인구 규모가 작은 세대가 뒤따르는 상황에 직면했고, 이는 다음 세대 때 소비자와 대출자, 투자자가 모두 줄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많은 국가와 지역의 경제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며 고령화 인구의 생산성 개선이 당장은 어렵고 수십 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은 인구 규모의 세대가 등장하는 것이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이런 현실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통찰력은 부를 쌓는 수단으로써 부동산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환상을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죠. 긴 역사를 돌아볼 때 부동산이 항상 부의 수단이었던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거의 모든 선진국들은 현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부동산 호황을 경험했지만 이 호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할 여력이 생간 중산층의 내 집 마련으로 시작돼 대규모 베이비붐 세대의 등장으로 지속되어 왔습니다.

이 결과 부동산 가격은 항상 경제성장률을 초과해 올라가기만 한다는 조금 긴(?) 일시적인 착시 현상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미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 마련은 정점을 쳤고 뒤이어 등장한 세대는 인구 규모가 앞 세대보다 적어서 1933년부터 2005년까지 경험했던 부동산 대호황은 조만간 다시 나타나기 힘들며 아마도 선진국에서는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제 주택은 과거 자리로 돌아가고 있고, 집이라는 것은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기 위해 또는 집이 사업에 전략적인 요소가 되기 때문에 소유하는 것 또는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임대해 주기 위해 투자하는 대상입니다. 부동산을 사놓으면 자연스레 가격이 올라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버릴 때가 됐으며 부동산 개발업자들 또한 향후에는 건설 프로젝트를 조심스럽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