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가짜편지’ 배후 5년만에 밝혀지나
양아무개씨 “MB특보 김병진 지시로 작성”
‘이 후보쪽서 기획’ 신명씨 주장 부인해오다 인정
2007년 대선 직전 김경준(46·수감중)씨의 ‘기획입국설’을 뒷받침했던 이른바 ‘비비케이(BBK) 가짜 편지’가 이명박 대통령
후보 특보의 지시로 작성됐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5년 만에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중희)는 최근 ㄱ대 교직원 양아무개씨에게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김병진 이명박 후보 상임특보(현 두원공대 총장)의 요청을 받고 가짜 편지를 김 특보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비비케이 가짜 편지’가 이 후보 쪽의 기획으로 작성됐다는 신명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인 것이다.
2007년 대선을 11일 앞둔 12월8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김경준씨의 미국 구치소 동기 신경화씨가 작성했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나의 동지 경준에게’라는 제목의 이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한나라당은 ‘큰집’이 청와대를 뜻하므로 결국 참여정부가 비비케이 의혹을 부풀리기 위해 김경준씨를 입국시킨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통합민주신당의 비비케이 검증 공세에 맞불을 놨다.
그러나 2011년 3월 신경화씨의 동생 신명씨의 폭로로 이 편지가 가짜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신씨는 치과대학을 다닐 때 등록금을 보태주며 은혜를 베푼 ㄱ대 교직원 양씨가 시키는 대로, 자신의 형이 김경준씨에게 쓰는 것처럼 편지를 썼다고 밝혔다. 신씨는 양씨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상득 의원을 거명하며 “걱정하지 마라. (국내에 송환돼 있던) 형을 미국에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씨는 그동안 “신씨가 내게 빌려간 돈 문제를 해결하려고 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최근 검찰 조사에서 ‘가짜 편지 작성을 내가 지시한 게 맞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신씨의 주장을 인정한 셈이다.
앞으로 검찰 수사의 핵심은 신씨가 작성한 가짜 편지가 한나라당으로 건네진 경위를 밝히는 일이다. 가짜 편지 작업을 양씨에게 지시한 김병진씨의 배후는 누구인지, 이 편지를 홍준표 의원에게 전달한 사람은 누구인지 확인돼야 하는 것이다. 홍 의원은 “편지가 책상 위에 놓여져 있었고 누가 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홍 의원 쪽은 지난 3월 총선을 앞두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신씨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또 김경준씨는 가짜 편지를 작성하고 공개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홍 의원과 신씨 형제를 고소하기도 했다. 명예훼손 여부 등을 따지기 위해서는 가짜 편지 사건의 사실관계 파악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홍 의원의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한겨레 /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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