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한컴 'IT국산화' 맞손…MS 퇴출?
국방부가 한컴오피스2010SE+를 도입하며 국방IT '국산화'와 '선진화' 사업을 추진한다. 170억원 규모에 달하는 한글과컴퓨터의 SW를 기증받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어도비를 포함한 글로벌 업체 소프트웨어(SW) 제품 수요를 단계적으로 감축할 전망이다.
12일 한글과컴퓨터(대표 이홍구)는 '한컴오피스2010SE+' 사용권을 국방부에 기증하는 내용을 포함해 '국방IT 국산선진화 사업'을 위한 기술지원 업무협약(MOU)을 국방부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측 협력에 따라 회사는 앞서 국방부에 공급된 '한글'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에 더해 '한셀' 스프레드시트와 '한쇼' 프리젠테이션 제품을 통합 제공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MS오피스 '엑셀'과 '파워포인트' 사용처를 줄여갈 것으로 보인다.
국 방부에 따르면 SW 기증 규모는 172억원 가량이다. 한글과컴퓨터가 지난 2007년 국방부에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66억원어치를 공급한 수준의 3배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데스크톱용 한컴오피스뿐아니라 모바일용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다른 SW계열 제품을 공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귀띔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MOU를 계기로 여러 국방체계를 한컴오피스와 연계해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며 "한글과컴퓨터가 보유한 클라우드, 오픈소스OS, 디지털이미지편집SW같은 국산SW 사용 확대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측은 국산SW 제공, 유지관리, 맞춤형 기술지원서비스 비용을 합리화하고 국방부 IT업무 발전모델을 만드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국방부는 국방분야에 국산SW 사용 확대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업계는 지난 5월말 한국MS측이 문제를 제기한 국방부의 SW불법사용 실태에 따른 후속조치로 보고 있다.
당시 한국MS는 자체산정결과 "자사 SW라이선스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며 국방부측에 관련 증빙자료와 협상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국방부는 MS가 지난 2009년부터 SW사용료를 일방적으로 책정해 요구해왔지만 전군이 SW를 적법하게 운용중이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면서도 양측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한글과컴퓨터는 데스크톱 오피스뿐아니라 모바일 버전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기존 MS오피스 워드프로그램 시장을 넘어 오피스 전체 제품 수요를 공략하기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7월초에는 비전문가용 사진편집SW '이지포토'를 인수해 연내 그 최신판 '한포토(가칭)'를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더불어 연초부터 꾸려온 오픈소스 사업담당 부서도 내년 공공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국내 협력사들과의 SW상호인증을 진행중이다. 국방부의 국방IT 국산화가 장기적으로는 MS윈도를 걷어내고 데스크톱 리눅스 기반으로 전환 움직임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한 글과컴퓨터측이 국산SW이용 확대 효과로 내건 '유지보수 비용절감'과 '기술지원의 능동적 대처' 등도 오픈소스 SW 활용 근거에 맞물린다. 회사는 한컴오피스, 클라우드오피스 등 한컴이 보유한 솔루션을 접목해 국방분야 SW기술 활성화를 적극 검토하고 상호협력해 갈 계획이라 밝혔다.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국산 오피스SW의 경쟁력과 기술력이 입증됨으로써, 한컴의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가 국방 IT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해 공공분야에서의 국산SW 사용의 저변 확대 및 시장 확산에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디넷 / 임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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