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오피스, 클라우드 '웹오피스'로 나온다
아파치 오픈오피스(AOO)가 독점 소프트웨어(SW) 대항전선을 웹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로 넓힌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설치형 오피스 제품에 더해 온라인 서비스형 SW를 제공하는 방식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언급되지 않았다. 오픈소스 기반 오피스 진영에 던져진 위기론을 타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파치SW재단(ASF)은 8일(현지시각)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진스하임의 라인네카어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아파치컨 유럽' 2일차 행사를 진행하며 해당 계획을 제시하는 세션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재단 소속 엔지니어 지안 홍 쳉과 판 젱, 2명이 'HTML5 기반 클라우드 AOO'라는 주제로 웹기반 오픈오피스 개발 방향을 공개했다. 전체적인 접근 방향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AOO를 서비스 형태로 돌리는 것이다.
이 를 위해 우선 웹브라우저에서 AOO를 실행해야 한다. 설치형 AOO가 제공하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는 클라이언트 브라우저에 알맞게 변형된다. 실제 구현될 기능은 문서를 표시하는 '뷰'와 기능을 제어하는 '오퍼레이트'와 내용을 편집하는 '에디트 콘텐트', 3가지로 요약된다. 브라우저 안에서 펼친 문서상의 커서 위치 정렬, 문자 입력, 삭제나 속성 변경을 위한 콘텐츠 선택 등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합해야 할 기술은 기존 AOO뿐아니라 웹서버, XML, HTML, 자바스크립트, 도조(Dojo)가 꼽혔다. AOO 프로페셔널 유니버설네트워크오브젝트(UNO)라는 상호운용성 지원 컴포넌트모델, 아파치 톰캣 7.0.26 버전으로 돌리는 웹서버, XML 데이터처리, HTML과 자바스크립트를 조합하는 HTML5를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실 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위해 아키텍처에 구현될 세부요소로 AOO상의 마우스 이벤트나 키보드 조작상태를 전달하는 '서블릿', 데이터를 넣고 빼는 등 중간 영역에서 XML을 관리할 '이벤트 미들 XML', 마우스 이벤트, 키보드 조작상태와 결과가 AOO에 표현될 결과를 변환해 보여주고 API를 호출하기 위한 인자를 만드는 'UNO쿼리 패러미터 제너레이터', 3가지도 소개됐다.
이 들은 프리젠테이션 진행중 원격 서버에서 돌아가는 AOO의 '헤드리스 인스턴스'에 의존하는 시범적인 구현체를 선보였다. 당장 구현된 코드 자체는 초기버전이지만 흥미로운 작업이라고 재단측은 자평한다. 세션의 시연에 따라 참석자들이 다양한 반응과 기술적 제안을 제공한 만큼 이 프로젝트는 아파치커뮤니티 안에서 많은 지원을 받을만한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 시범 구현된 웹기반 아파치 오픈오피스가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모습(왼쪽)과 현재 제품화된 기존 설치형 오픈오피스 구동화면(오른쪽)
향 후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AOO는 구글의 '오픈소셜'과도 통합될 것으로 예고됐다. 오픈소셜은 구글이 제안한 개방형 소셜네트워크 표준이다.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과 연결성에 업계표준을 만들어 사업자간 서비스 장벽을 낮추고 사용자들은 더 편리하게 소셜 활동을 하게 만들자는 취지의 표준화 그룹을 가리키기도 한다. 여기에 구글, 마이스페이스, 야후가 주축이 됐고 국내서는 다음, 네이트, 파란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AOO에 오픈소셜을 연계한다는 방침은 클라우드상에서 콘텐츠 공유를 가속하고 업무를 지원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묘사된다. 이와 관련된 2가지 AOO용 소셜 확장기능이 함께 시연됐다. 이같은 개선점은 내년초 등장을 예고한 AOO 4.0 버전에 구현될 예정이다.
아파치 재단은 HTML5 표준 기술을 활용해 최신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클라우드기반 오피스를 표방한 접근법으로 뭘 기대했을까. 이로써 AOO가 증가추세인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에게 문서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의 하나로 선택돼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 하나다. 모바일 대응이 기존 AOO 사용자 기반에는 작은 영향만을 미치며 결과적으론 상생할 것이란 관측도 덧붙여서다. 브라우저에서 처리되는 UI 표현방식은 AOO 활용을 특정 플랫폼 의존성 없이 만들어주고 클라우드와 소셜 환경에도 대응케 해준다는 장점도 재단에선 예상중이다.
재 단의 이같은 행보는 앞서 MS가 구글독스의 웹기반 오피스 제품을 의식해 만든 웹오피스 전략과도 맞서는 그림이다. MS도 오피스가 설치되지 않은 환경에서 문서 작업이 가능하도록 MS 오피스 웹버전을 제공하며 유료 서비스 모델도 내놨다. 다만 MS는 윈도와 경쟁사 모바일 플랫폼을 아우르는 설치형 오피스 애플리케이션도 계속 만들면서 웹오피스와 모바일앱, 기존 오피스 제품간의 역할분담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사실 이제와서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는 보기 드문 전략도 아니고 눈에 띄는 혁신도 아닌 상황이다. 이미 오픈오피스가 썬을 인수한 오라클에서 떨어져나간 이후 주요 초기 후원사였던 IBM의 관심에서도 멀어졌으며, 파생 프로젝트인 '리브레오피스'와 똑같은 기능을 각자 구현하면서 시간과 자원을 낭비중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점진적으로 경쟁기술의 특성을 모방해가며 발전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걸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게 일관된 지적이다.
일례로 MS가 곧 선보일 오피스2013 제품군에선 오픈소스 진영의 '오픈도큐먼트포맷(ODF) 1.2'라는 최신 표준문서형식을 읽고 쓸 수 있는데, 이는 거꾸로 MS오피스의 모든 파일형식을 제대로 못 다루는 오픈오피스와 리브레오피스에 비해 사용자가 보기에 훨씬 매력적일 거란 평가다. 사용자에게든 개발자에게든 ODF와 오픈XML 지원 같은 신기능 구현시 2가지 프로젝트가 힘을 합치는 게 이로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지디넷 / 임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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