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바라보는 버냉키… 미국, 9월부터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美 출구전략, 메가톤급 폭탄 될 수도"
"선진국 자금 신흥시장서 썰물처럼 빠질 것...日-EU 등 대형경제권에도 영향"
http://media.daum.net/economic/clusterview?newsId=20130523164609712&clusterId=860412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돈을 찍어 시중의 채권을 매입하는 금융완화 정책)에서 발을 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전략의 방법은 채권 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며, 시기는 오는 9월이 유력하다. 22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청문회 발언, 그리고 이날 공개된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4월30일~5월1일)을 지켜본 월가 전문가들이 이렇게 전망했다.
버 냉키 의장은 이날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금융완화 정책은 소비지출과 주택시장 등 경제에 상당한 이익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기 출구전략 가능성을 일축한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다우존스지수는 1% 이상 뛰었다. 그런데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주가는 상승분을 반납했다. 버냉키 의장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앞으로 수차례의 FOMC 회의 중에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오후에는 FOMC의 많은 위원이 '이르면 6월 회의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발언한 FOMC 의사록까지 공개됐다. 출구전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다우지수는 결국 0.52% 하락 마감했으며 23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증시도 장중 2% 넘게 하락했다.
이 날 버냉키 의장의 알쏭달쏭한 발언은 금융시장의 충격을 줄이면서도 점진적인 출구전략을 시사하기 위한 화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그는 "채권 매입을 줄이더라도 그것이 금융긴축 정책으로 돌아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여지를 남겼다. 에릭 존슨 IHS글로벌인사이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출구전략에 나서겠다는 힌트를 던졌지만 2014년까지는 채권 매입을 지속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출구전략 시기에 대해선 Fed 내에서도 아직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케빈 브래디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장이 청문회에서 "노동절(9월 초) 전에 시행할 수 있느냐"고 묻자 버냉키는 "모른다.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 고용시장이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지 유심히 평가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다음 FOMC 회의는 6월18일, 7월30일, 9월17일 등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 투자책임자(CIO)는 "Fed가 9월께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발표된 3월 미국 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1.3% 오르며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4월 신축주택 판매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시장 개선은 양적완화 종료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 / 장진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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