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겨울밤. 뱀파이어의 무서움. 써티 데이즈 오브 나이트(30 Days of Night)
예전에 아주 잠시 살짝 헐리웃 영화들에 소재가 좀 고갈되어 가고 있나? 라는 느낌이 든 적이 있었다죠. 그것도 잠깐 그쪽은 인프라나 자본이 상상을 초월하기에 산업의 잠재력은 엄청납니다. 그러더니 어느새 영화 소재의 방향이 지구와 그 바깥쪽을 향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니까 지구적인 재난부터 시작해서 소행성 충돌이나 외계존재들이 같이 엮여지는 것과 동시에 액션 모험 대작을 비롯해서 초자연적인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까지 또 다양해지는 양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초자연적인 공포심을 자극하는 소재에는 `뱀파이어`가 빠질 수 없는데, 이는 늑대인간과 더불어 헐리웃의 영원한 테마라고 할 수 있죠. 뱀파이어에게는 로맨스나 코믹보다는 뭐니 뭐니 해도 사악한 무서움이 제일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본지가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유난히도 추웠던 올 겨울 계속되는 뱀파이어 관련 영화와 함께 새삼 이 영화가 다시 기억이 나는군요.
뱀파이어의 무서움을 보여준 영화.
그들이 왜 무서운지 알려면 이 영화를 보면 된다. 그러기에 알맞은 장소와 시간적 배경까지 갖추어졌다. 1년 중 실제로 30일간 밤이 지속되는 북극의 동떨어진 지역에 발걸음을 한 이들이 왜 왔는지에 대한 이유는 없다. ‘왜 왔소?’하고 물어볼 수도 없다. 오고 싶어 왔겠지.
문제는 그게 아니다. 이성적 판단력을 갖춘 그들의 치밀한 사전 계획과 작전. 혹독한 추위도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 신체적 조건에 떼거지로 몰려든 수적 우위까지. 대책이 없다~... 흡혈귀 한 마리가 성인 남자 3~4명의 힘을 가지고, 대가리급은 10명이라는 일설이 있으니 이거 뭐, 흡혈귀 암컷하고 싸워도 지겠네. 무써워~
요즘같은 시대에 외부로 연락안하고 뭐하냐고? 그건 도시에서의 얘기지. 사람들이 얼마 살지 않는 오지에서는 외부와의 차단이 너무 쉽다. 모두 철수한 마당에 연락한들 무슨 소용이랴. 남은 사람들이 불쌍해. 그래서, 외딴 오지가 공포영화의 소재지로 자주 등장하는건가. 이러면 실제로 거기 사는 사람들이 불안해지잖아~.
영화를 본 직후에는 몰랐는데, 궁금증이 하나 떠오른다. 총질을 하는 사람들은 많았어도, 왜 뱀파이어들에게 십자가를 제출(?)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지. 믿음이 약해졌나? 최후의 수단으로 죽기 전에 마늘이라도 던져 보지. 그래도 태양이 떠오른다는 희망 하나로 버티기엔 시간이 너무 달팽이다.
오로지 사악함만으로 대변되는 흡혈귀의 원조 `노스페라투`이래 최근의 테크노 뱀파이어까지 일견 흥미수준의 소재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 영화는 웃음을 싸~악 지운 흡혈귀의 본질에 무게 중심을 맞췄다. 흡혈귀 영화에 끌려 가볍게 보려고 했으나 그러기엔 눈 위에 뿌려진 색깔이 너무 빨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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