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Tunnels) 2D
매년 여름에는 공포영화들이 빠짐없이 개봉합니다. 외화로는 작년 `컨저링`에 이어 올해는 `인보카머스`가 나오는데 둘 다 요상망측하고 사악한 존재를 부른다는 의미라고 하던가요. 우리 영화로는 `터널`이 3D로 관객들에게 선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건 영화 이야기고, 여기 소개하는 작품은 책입니다. 그래서 평면의 종이 활자이기에 2D라고 했죠. 만화가 아닌 소설입니다.
도서관에서 장서 사이를 지나가다 우연하게 시선을 돌린 눈에 들어온 단어가 바로 이 `터널`이었는데 마침 연일 보도되고 있는 `씽크 홀` 밑에 엄청 큰 규모의 공동이 여러개 발견되면서 이게 터널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발견되었죠. 하여간 그래서 한번 읽어봅니다. `다빈치 코드`에도 나왔듯이 영국의 런던에는 거대한 지하도시가 존재하고, 예전에는 그곳을 왕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입구가 막혀서 더 이상은 갈 수 없다고 하는데 내용은 뭐랄까... 주인공 윌의 나이가 14세이고 하니 10대 아이들이 읽어보기에 좋은 소설이지만 제목답게 그리 밝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은 아닙니다.
<이게 북한이 파놓은 땅굴이라는건 또 뭐임? ㅋㅋㅋㅋ>
책 소개에서 해리포터 어쩌구 하는 멘트가 나오지만 해리포터 씨리즈에 비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작품이구요, 다만 어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지하세계에 웅크린 존재들과 표토 세계 사이의 괴리. 거기서 오는 궁금증, 작품에서 말하는 이면에 오늘날의 세상에 만연해 있는 비밀주의, 차별주의, 약육강식의 논리라는 낮은 수준, 가족 유대관계의 약화 이런 점들을 깔고 있기는 합니다.
두 권으로 되어있는 책에서 1권은 다소 지루한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인공 부자인 버로스 박사와 그의 아들 윌은 계속 땅만 디립다 파는 삽질(?)만 해대니 ㅡ..ㅡ 그렇게 한동안 `삽질`로 이어나가는가 싶다가 언제부턴가 버로스 박사의 눈에 다른 동네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낯선 존재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대체로 까만 옷과 모자에 썬글라스까지 착용했고, 몸에서는 이상한 곰팡이 냄새가 나는 부류였습니다.
그러다 돌연 윌의 아버지 버로스 박사가 어느날 아내와 신나게 대판 싸우고 행방불명이 되는데 같이 삽질을 했던 윌은 아버지가 지하세계로 떠났음을 직감하고서 아버지를 찾아 지하로 모험을 감행합니다. 친구 체스터와 함께.. 과연 땅밑에서 그들은 뭘 발견할 것이며 그들 앞에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 2편이 궁금해집니다.
여기서도 주인공 이름은 `황금나침반`의 남자 주인공과 같네요. 영국에서는 흔한 이름인가. 그런데 2편 끝까지 읽어봐도 열린 결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아버지를 찾지 못한채 더 깊은 인테리어 딥스로 흔적을 따라 떠나게 됩니다... 거기에는 또 과연 무엇이 있으며 이렇게 열린 결말로 끝나는건지.. 다음 권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어쨌거나 분량이 적고, 나름 속독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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