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방정식 - 히가시노 게이고
한여름의 방정식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재인 |
얼마 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소설인줄 알고 읽었던 2편이 읽고나서 알고보니 예전에 썼던 작품이더라구요. 신작으로 알았던 이유가 신간 코너에 있어서 그랬는데 어쨌든 두 편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봄 4월 즈음에 새로 나왔던 `한여름의 방정식`을 이어서 읽어보니 이건 갈릴레이 탐정 씨리즈로 유가와 물리학 교수가 나와 사건을 추리하는 이야기로 영화로도 제작되어 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네요.
책 제목답게 배경은 여름 피서철 시골 마을의 아름다운 바닷가 해안이라서 여름철에 읽으면 좋겠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을 부여잡을 수는 없어 대신 책을 부여잡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듭니다. 경기가 죽어버려 전체적으로 침체되고 의기소침해져버린 해변 마을이 바닷속 광물 자원 채취로 인한 개발 예정지역이 되면서 개발과 환경보호라는 논란과 대립에 휩싸이던 중 돌연 의문의 죽음이 발생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큰 줄거리입니다. 하지만 정작 방정식은 어디 나온다는 건지. 미지수가 잔뜩 나오기는 하지만.
"경제 효과라는 건 그림의 떡같은 겁니다. 누가 그리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저쪽이야 그럴듯한 얘기만 하겠지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이 지역의 아름다운 바다를 어떻게하면 지켜낼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한번 파괴된 환경은 억만금을 들여도 원래대로 되돌려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을 읽을때 우리의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가 생각났는데 이토록 아름다운 경관이 만들어지려면 숱한 세월이 흐르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그걸 파괴하는 건 순식간이니 여기에는 경제와 돈의 논리, 그리고 정치적인 계산으로 치장된 인간의 어리석음과 무지, 탐욕이 깔려 있습니다. 그걸 파괴할 권리나 자유가 과연 인간에게 있는건지. 한 번 파괴된 자연 환경은 억만금을 들여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작가의 저작 스타일은 추리소설이 다 그렇듯이 마지막에 가서야 가려진 사실과 진실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걸 끝까지 유지하며 독자들의 궁금증을 끌고 나가는 작품의 흐름도 좋고, 앞전에 읽었던 소설 2편에 비해 보다 정제되고, 절제된 느낌이면서도 저자 특유의 아기자기한 구성을 보이며 인간적인 면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같은 작가의 책을 여러권 읽다 보니 어떤 패턴이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이 소설에서는 또 다른 용의자 X의 헌신이 있습니다. 작가가 마지막까지 가지고 가는 가려진 진실의 한 수 반전은 대체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슬픈 사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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