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굴루스(Regulus)와 데네볼라(Denebola)
사자자리의 가장 밝은 별에 `레굴루스(Regulus)`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은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는 것을 주장한 16세기의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Copernicus, 1473~1543)`였다. 레굴루스는 `작은 왕`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이 별이 하늘을 지배하는 네 개의 황제 별 중 하나라는 고대의 믿음을 반영하고 있다.
많은 작가들은 사자의 몸과 인간의 얼굴을 한 이집트의 `스핑크스(Sphinx)`가, 이집트 왕들이 자신의 왕권을 천구의 신상적 상징인 사자자리와 연관지은 것을 의미한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한때 레굴루스가 하지점의 위치를 나타냈다는 사실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기원전 2세기경 알렉산드리아의 `히파르쿠스(Hipparchus)`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관측 기록들을 연구하여 `분점(分點, equinox)`과 `지점(至點, solstice)`의 위치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자자리는 황도 12궁의 하나로 게자리(Cancer)와 처녀자리(Virgo) 사이에 놓여 있다. 레굴루스는 황도에서 채 1도도 떨어져 있지 않다.
태양은 매년 8월 23일 이곳을 지날 때 레굴루스를 스쳐 지나간다. 천구의 이 부분에서 레굴루스와 `스피카(Spica, 처녀자리의 으뜸별)`의 존재는 관측자들이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황도를 쉽게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종종 달이 레굴루스에 매우 가까이 접근해서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때는 달이 아예 이 별을 집어 삼키기도 한다. 만약 우리가 사자자리에서 레굴루스 이외의 밝은 `별`을 보게 된다면 그것은 행성일 확률이 높다. 1959년 금성이 이 별 바로 위로 통과한 적이 있다. `사자의 꼬리`를 의미하는 `데네볼라(Denebola, den-EB-o-la)`는 이 별자리에서 두 번째로 밝은 별이다.
이 별은 레굴루스의 절반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밝기는 단지 1/8정도이다. 데네볼라는 시리우스와 거의 비슷한 별로 백색 주계열 별이다. 하늘에는 많은 `데네브`별들이 있다. 데네브(Deneb)는 아라비아 말로 `꼬리`를 의미한다.
`염소의 꼬리(Deneb Algiedi ; 데네브 알기에디)`, `고래의 꼬리(Deneb Kaitos ; 데네브 카이토스)`, 돌고래자리의 `꼬리`, 그러나 가장 유명한 꼬리는 여름철 별자리인 백조의 꼬리를 나타내는 화려한 일등별 `데네브(Deneb)`이다. 이들 이름은 많은 별 이름이 고대 신화에 나오는 별자리 모습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데네볼라와 삼각형을 이루는 두 개의 별은 `조스마(Zosma, 혹은 조즈마 ; Zozma)`와 `콕사(Coxa)`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졌다. 앞의 이름은 `허리띠` 또는 `허리에 두르는 간단한 옷`을 의미하고 뒤의 이름은 `엉덩이`를 의미한다. 영~ 이상한 모습이 상상된다. 바지를 입고 허리띠 조르는 사자의 엉덩이(?)는 좀 이상하다... 이곳에는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이상한 별이 있다.
사자의 발톱 가까이에 있는 사자자리 R별(R Leonis ; 알 레오니스)은 그것이 가장 밝을 때에만 겨우 맨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변광별`이다. 보통 이 별은 너무 희미해서 쌍안경이나 망원경의 도움 없이는 볼 수가 없다. 그러나 일 년에 단 한 번 시계(視界, eye sight)가 좋을 경우 다소 부정확한 표현이긴 하지만 맨눈으로 겨우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밝아진다고 한다.
사자자리 R별은 앞서 작년 11월 달에 언급했던 유명한 `고래자리(Cetus)`의 `미라(Mira)`와 비슷한 변광별이다. 이런 종류의 별은 지금까지 수천 개 정도가 발견되었다. 이들 적색 거성의 밝기가 변화하는 것은 그들의 크기가 주기적으로 팽창하고 수축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 `무거운 호흡`은 이 별들이 마지막 에너지 원료를 소모함에 따라 야기되는 중력과 핵융합 균형의 불안정에 깊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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