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있는 이명박 잡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한 UCC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6분37초 동안 보여지는 이 동영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막바지인 2007년 6월2일 가진 '참평포럼 특강'을 담고 있다. 동영상 속에서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대선을 앞둔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의 대선 공약을 비판한다.
노 전 대통령은 "입에 담기도 불순하지만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라는 말로 운을 뗀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대운하'와 같은 국책 사업에 대해 거론하며 "창조적 전략이 없는 '대운하'나 '열차페리' 등은 단기간에 자금회수가 안돼 민자유치에 참여할 기업이 있을 리 없다"며 "(이명박 후보가) 하나 마나 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자기 얘기를 듣고서 열을 받아 국가재정을 투자하면 그때는 더 큰일이 난다고 덧붙인다.
노 전 대통령은 "부동산과 세금 문제는 그만 흔들라"며 "한나라당 민주주의의 비전은 무엇이냐"고 묻기도 한다. 특강 말미에는 "한국이 추구할 가치와 역사적 과제가 무엇인지 제시하는 '전략적 공약'이 나와야 하는데, 한나라당은 그런 것을 기대할 만한 곳이 못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같은 내용의 동영상을 본 누리꾼 중 적잖은 이들이 노 전 대통령에게 '예언자'라는 칭호를 달며 동영상을 블로그 등에 퍼나르고 있다. '예언자'라는 칭호가 붙은 것은 동영상의 부제가 바로 '노스트라무현'이기 때문이다.
누리꾼 중에는 노 전 대통령을 삼국지의 '제갈공명'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사마중달'로 비유한 이도 있다. 그는 "삼국지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적벽대전'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의 대미는 결국 '죽은 제갈공명이 산 중달을 쫓아내는 장면이 장식한다"며 "현재 한국 사회, 특히 인터넷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죽은 노무현이 산 이명박을 잡는'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리도 박식하고, 유쾌하고, 재치있는 분을 잃다니… 우리 역사의 큰 손실입니다. 내 한몸 불살라 다시 모셔올 수만 있다면, 바리데기처럼 저승길 밟아가 모셔오고 싶습니다"(mig××) "노스트라무현의 말씀이 구구절절 정확합니다"(rlar×××) 등의 댓글로 노 전 대통령의 '예언'에 긍정을 나타냈다.
"5년 임기 동안 91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부자감세로 부자들의 주머니 채워주면서 아이들의 무상급식에는 매몰차고, '반쪽 등록금'이라는 말로 표를 긁어 먹고는 그것도 꿀꺽이다"(kimm×××××) 등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각종 UCC가 넘쳐나는 가운데 최근 트위터에서 집중적으로 리트윗(자신이 받은 메시지를 자신의 팔로어에게 전달하는 것)되는 이 동영상은 26일 현재 조회수만 14만회를 넘어서고 있다.
경향신문 / 엄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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