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목적 주택담보대출이 주택구입용도 추월
올해 5대 은행서 '생계형 주담보 대출' 73조로 작년의 2배.
생계형 주담보 비중 4년새 37→52%, 주택구입용은 63→48%
"50대 이상 퇴직자가 사업자금, 자녀결혼 · 교육비로 많이 빌려"
기업체 10곳 중 1곳 이상이 좀비 기업이라는 것과 함께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생활비나 빚을 갚는 데 사용하는 자금 규모가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 · 신한 · 우리 · KEB하나(하나+외환) · 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1~9월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140조 677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주택구매에 쓰지 않는 비(非)주택 구입용 대출액은 73조 3천 20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6조 5천 69억원보다 갑절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비주택 구입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9월 45.2%에서 올해 같은 기간 52.3%로 상승하며 주택구입용을 앞질렀다.
비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의 용도에는 생계자금, 소비재 구입자금, 학자금, 사업자금, 투자자금, 공과금, 세금 등이 포함된다. 이 때문에 '생계형 주택담보대출'로도 불리는 비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은 해마다 느는 추세다. 연간 기준으로 2011년 29조 6천 322억원에서 이듬해 41조 500억원으로 늘어난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은 2013년 44조 4천 871억원, 2014년 55조 4천 455억원으로 증가했다.
주택구입용 담보대출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은 2011년 연간 29조 6천322억원에서 올해는 1~9월 사이에만 73조 3천 208억원으로 147.4%(43조 6천 886억원) 급증했다. 반면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은 이 기간 50조 4천 816억원에서 66조 7천 469억원으로 32.2%(16조 2천 65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규모뿐 아니라 비중도 늘고 있다. 생계형은 2011년 37.0%에서 올해는 52.3%로 15.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주택구입용은 같은 기간 63.0%에서 47.7%로 15.3%포인트 하락했다.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은 집을 갖고 있지만 돈을 쓸 일이 많은 50대 이상 퇴직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은행권은 분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은 50대 이상 퇴직자들이 많이 이용한다"며 "주로 사업자금, 자녀 결혼, 자녀 학비 등으로 목돈이 많이 필요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50대 이상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13년 6월 108조 9천 603억원에서 올 6월 122조 2천 516억원으로 13조 2천 913억원(12.2%) 늘었다.
이처럼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래 소득 여부가 불분명한 50대 이상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는 점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이휘정 수석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아 주택구매 목적으로 담보대출이 증가한다는 말이 많았는데, 그보다 생활자금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면 좀 더 주의 깊게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주택을 담보로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빌리는 50대 이상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은행의 건전성 관리뿐 아니라 국내 경제의 시스템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51018060805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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