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 데쓰 큐어(The Death Cure). 모든 것은 시스템 안에서
데스 큐어 - 제임스 대시너 지음, 공보경 옮김/문학수첩 |
메이즈 러너(The Maze Runner) 씨리즈의 마지막 3번째 이야기 `데쓰 큐어`는 아무래도 영화와 원작 소설이 여러 면에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은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려구요. 영화는 2017년 초에 개봉예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2편 스코치 트라이얼(The Scorch Trials) 초반에 경비병들과 싸우면서 기지 시설을 탈출하는 장면은 사실 3편 초반의 설정이고, 사악(W.I.C.K.E.D)에 대항하는 `오른팔` 조직 역시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또한, 광인(영화에서의 크랭크)들에도 여러가지 단계가 있어 무조건 뛰는 미친 좀비들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이미 기억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사악은 예전 기억들을 돌려주려고 하지만 그 의도가 무엇인지도 불분명해서 믿을 수 없고, 과연 이전의 기억을 찾는 게 좋을지 아니면 잊혀진 기억은 그대로 묻어두는게 좋을지 모르겠지만 영화와 소설의 이야기가 달라지는 부분은 2편 중반 이후부터입니다.
`사악`은 사람의 뇌에 심어놓은 칩을 통해 기억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무서운 기술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험에 강제로 참가하게 되는 아이들을 그룹으로 분류해서 도대체 의도를 알 수 없는 지시를 하며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으로 만들어놓고, 그에 대처하는 반응을 살펴봅니다. 인류를 구원할 청사진을 뇌의 패턴에서 구한다는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 모를 희안한 명분을 내세워서 말이지요.
원작 소설 2편에서 마지막까지 극한의 시험을 거친 아이들이 `버그`라 불리우는 대형 수송 비행기에 자발적으로 올라타 사악의 시설로 가는 것과 달리 영화에서는 일부가 잡혀가는 것으로 끝나지만 어쨌든 3편에서 토머스는 결국 오른팔 조직과 협력하여 도움을 얻어 스스로 사악에게 돌아갑니다.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사악이라는 존재의 집단을 끝장내기 위해서.
페이지 총장이 운영하는 사악이라는 조직은 항상 자기네들을 `선하다`라고 표현하고, 트리샤나 브렌다 역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토머스에게 그런 말을 하지만 만약 백 번을 양보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여지껏 죄없는 아이들이 겪은 그야말로 `개고생`은 어디가서 보상받을 수 있을는지.
태양 플레어가 무너뜨린 세상에서 연구 목적으로 실험 중에 유출된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과 이에 면역성을 가진 사람들로 나뉜 상황은 사람들 간에 갈등을 만들고, 이 때문에 면역인들이 겪게 되는 엄청난 고통. 결국 온통 말이 안되는 시스템 속에서 너무나도 큰 희생을 치루고 쟁취하여 얻어낸 그들의 승리. 그러나 그들은 모르겠지만 그것 역시 하나의 또 다른 형태를 가지는 시스템 속이라는 것을. 그렇다면 선하다는 것은 그 속에 선하지 않다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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